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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부부 함께 기증약속 權文顔.鄭永淳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비록 물질적으로 남을 돕진 못하지만 우리 부부의 몸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삶의 희망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값진 자원봉사가 아니겠어요.』 「사랑의신장기증 릴레이」기사를 보고 감명받아 中央日報 자원봉사 캠페인사무국에 장기기증을 약속한 서울 가양3동의 權文顔(45)鄭永淳(43)씨 부부.
이들 부부의 결단은 뜻밖의 뇌졸중(중풍)으로 90년 11월 쓰러져 지금도 반신불수인 남편 權씨가 수차례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겪으면서「죽기전에 뭔가 한가지 보람있는 일을 해보자」는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솔직히「색안경」을 끼고 장기기증을 바라보는 일가친척들의 불같은 반대로 최근까지도 마음을 굳히지 못했어요.그러다 中央日報의 자원봉사 캠페인을 보고 마음을 굳혔어요.』좀처럼 남을 돕는다는 여유를 찾기 힘든 생활속에서도「나누는 기쁨 」과「베푸는 보람」을 위해 애쓰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장기기증 약속을 하게 한 천군만마가 됐다는 것이다.
장기기증 결단은 부인 鄭씨의 힘이 컸다.
그는 돈을 많이 주겠다는 유혹도 뿌리치고 자원봉사단체인「사랑의 전화」(대표 沈哲湖)가 운영하는 가양동 노인복지관에서 무의탁 노인 1백50여명에게 매일 점심을 마련하는 일을 지난 2년간 해왔다.
뇌졸중으로 말 한마디 하기도 버거운 權씨는『집사람이 아니었다면 장기기증이라는 결단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살림과 생계라는 이중 고에 시달리면서도 낯한번 찡그리지 않고남편의 수발을 들어준 鄭씨가 中央日報에 자원봉사시리즈가 계속되면서『자신의 몸도 함께 기증하겠다』는 뜻밖의 지지선언(?)을 해 부부가 함께 장기기증을 하기로 했다는 것.
鄭씨는『여태 20평도 채 안되는 영구임대주택에서 남편 병간호와 가난으로 힘들게 살지만 조금씩 병세가 호전되는 듯한 남편과사랑스런 두 아들,그리고 나의 조그만 봉사에 고마워하는 노인들덕분에 매일매일 조금씩 행복을 쌓아간다』며 남 편 손을 꼭 부여잡고 활짝 웃었다.
〈表載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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