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선 어부지리 꿈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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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 한나라당에 대한 외부토론자들의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미래연대가 주최한 '민심은 한나라당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라는 토론회다.

연사로 나온 중앙일보 김두우.문화일보 윤창중 논설위원, MBC 이인용 앵커는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당사자인 한나라당 젊은 의원들은 당혹감에 얼굴이 벌개졌다. 먼저 김두우 논설위원은 총선에 대한 한나라당의 세 가지 환상을 지적했다.

그는 "곧 차떼기 정당의 이미지가 희석되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콘텐츠 부족으로 한나라당을 선택할 거라는 기대는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간 표가 갈려 이긴다는 환상도 있으나 진보표는 한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이 보여줄 카드는 인적쇄신뿐"이라며 "텃밭인 영남권에서 물갈이를 해야 수도권에서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혁 주체를 자임해 온 당 소장파들도 도마에 올랐다. 윤창중 위원은 "소장파의 무기력과 기회주의적 풍토로 당의 성장엔진이어야 할 젊은 세력이 크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공천을 보면 신진인사의 수준이 16대보다 떨어져 그나마 기대를 걸던 이들마저 돌아선다"고도 했다. 이인용 앵커는 "한나라당이 지역주의와 반DJ(김대중).반노무현 정서 및 이념갈등에 기대어 이익을 얻으려 해왔으나 그러다간 외면당한다는 게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선 '총선 후 한.민 통합론'이 나오기도 했다. 남경필 의원은 "총선 후 민주당과 통합하는 보수대연합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양당 통합은 부패나 수구연합이 아니라 개혁보수의 연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위해선 영.호남의 결합이 있어야 하며, DJ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총선 전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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