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호주'신 남방3각' 17일 제주 남쪽서 훈련 … 모호한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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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호주 정부는 17일부터 규슈(九州) 서쪽(제주도 남서쪽) 동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한다고 일 방위성이 10일 발표했다. 세 나라가 함께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훈련은 올 6월 3국 국방각료회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 이번 훈련 참가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외교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이달 13일부터 사흘간 미국.일본.호주.싱가포르 등 7개국이 도쿄만 인근 해상에서 벌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따른 군사훈련에도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불참한다.

이에 따라 두 훈련에 모두 참가하지 않는 한국의 국제적 입장과 위상이 애매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3국 공동훈련에는 일본의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 호주 공군이 참가한다. 세 나라는 P-3C 초계기를 파견하며, 통신.해상수색구조 훈련을 한다. 적 함정으로 가장한 일 호위함을 개별적으로 공격하는 해상전투 훈련도 벌인다.

이번 훈련장소가 동중국해로 결정된 것은 중국과 북한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냉전 시절 옛 소련을 가상 적으로 삼아 군사훈련을 홋카이도(北海道) 인근의 북태평양 해역에서 주로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힘이 커지고 영공 침해도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동중국해에서의 3국 공동훈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의 유사시를 대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국이 안보분야 연대 강화의 명분 아래 공동 군사훈련을 시작하게 된 것은 올 2월 양국을 연쇄 방문한 딕 체니 미 부통령이 "3국 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 촉매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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