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피서 불구 그래도 덥다-車들도 열받아 잇단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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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더워도 너무 덥다.』 23일 7월중 서울날씨로는 87년만에최고치를 기록한「가마솥더위」가 밤늦게까지 계속되면서 한강고수부지와 서울근교 계곡.유원지.호텔.볼링장등은 더위를 피해 나온 가족단위 시민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땡볕이 내리쬔 한낮에는 더위를 먹은 차량들이 엔진과열로 고장을 일으켜 정차하는 바람에 시내도로 곳곳이 교통체증에 시달렸고40도를 웃도는 체감온도에 불쾌지수마저 높아「짜증더위」시비와 폭력이 잇따랐다.
◇심야피서=북한산.도봉산등은 계곡마다 평소보다 3~4배 많은가족단위 피서객들로 새벽까지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에어컨없는 집에서 견디다 못해 가족들을 이끌고 나왔다』는 崔明中씨(35.회사원.서울도봉구쌍문동)는『차를 끌고왔는데 계곡앞 도로마다 주차할 공간이 없어 아예 계곡엔 가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이날밤 도심에서 수유리방면으로 가는 미아 리고개와 길음동등에는 계곡을 찾는 차량행렬로 평소보다 차량소통이 20~30분까지 지체되기도 했다.
뚝섬.여의도.동부이촌동등 한강고수부지에는 평상시보다 두배나 되는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이중 1천여명의 시민들은 아예 텐트등에서 노숙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시민들이 몰리자 일부 고수부지 상인들이 음료수.술등에 바가지요금을 물려 시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하기도 했다.
◇차량고장=한낮 불볕더위를 견디지못한 운전자들이 차량에어컨을계속 켜놓은데다 햇볕과 아스팔트가 내뿜는 地熱로 엔진에 과열현상이 일면서 주행중인 차량들이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서울 강남대로.남부순환도로등 주요 간선도로마다 고 장난 차량이 길을 막고 서있어 큰 교통정체를 빚었다.
이때문에 도로변이나 중앙분리대 곳곳에는 보닛을 열고 엔진의 열을 식히는 차량들이 많았는데 시내 카센터나 현대자동차등 자동차 3社의 서비스센터에는 고장차량이 평소보다 2배이상 쇄도했다. ◇심야특수=밤늦도록 찜통더위가 극성을 부리자 시민들은 더위도 피하고 레저도 즐기기위해 볼링장으로 몰렸고,호텔에는 피서를위한 가족단위 손님이 크게 늘었다.
강남일대와 대학이 몰려있는 신촌등지의 볼링장에는 24일 오전3시까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강남구 신사동 S볼링장에서 근무하는 朴是榮씨(23)는『23일오후 9시이후부터 손님이 몰려들면서 1시간만에 정원 3백명을 채워 더이상 손님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건=23일 오후3시쯤 서울서대문구홍제2동 가정집 신축현장에서 인부 朴모씨(32.서울시중구만리동)가 선풍기 사용문제로 논란을 벌이다 동료 金모씨(28)를 폭행,전치2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날 서울시내 경찰서 형사계에는 더위시비로 싸움을 벌여연행된 사람들이 평소보다 30%정도 많았다.
〈金鍾潤.李后南.柳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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