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사라진 7명 "실미도 사건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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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36년 전 충북 옥천에서 한꺼번에 종적을 감춘 7명의 행방불명자 가족들이 최근 영화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는 실미도 사건에서 희생됐을지 모른다며 2일 국방부에 확인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동생이 행방불명된 정모(58)씨 등 가족들은 진정서에서 "1968년 3월 행방불명된 뒤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 7명의 청년들이 실미도 사건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이들이 당시 20~22세로, 5명은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며 나머지 2명은 이들의 학교 선배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실미도를 탈출한 훈련생 가운데 자폭 직전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한 시민에게 건넨 것으로 당시 언론에 보도된 '박기수'는 동생의 친구였다"며 "당시 박기수의 형으로부터 '국방부에 시신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당시 21세인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사라진 뒤 정보기관원이라는 사람이 나와 한차례 신원조회를 해갔다"며 "그뒤 주변에서 동생 일행이 특수부대에 입대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 확인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훈련교관이었던 김방일(59.청주시 상당구 사천동)씨는 "부대원 가운데 충청 지역 출신들이 비교적 많았던 것 같다"며 "일부는 이름이 기억나기도 하지만 정확한 인적사항은 부대에서 통제해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옥천=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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