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伏더위 언제 끝나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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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 ○… ○… ○… ○… ○… ○… ○… ○… ○… ○… ○…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날마다 최고기온경신」「더이상 마를 물도 없다」-.전국의 71개 일반 기상관소중 절반에 가까운 35곳이 금년들어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는등난데없는 기상이변으로 전국이 목말라하고 있다.곡창이 타 들어가고 수만마리의 닭이 더위를 먹고 죽어가는가 하면 강.저수지의 물고기들도 수난을 당하고 있다.도회지에서는 한밤중에도 잠을 이룰수 없는 열대야가 계속돼 국민의 생활 리듬까지 흐트러놓고 있다.이런 무더위.가뭄이 얼마간 더 계속되면 심할경우 우리나라가사막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한낮의 열기를 식혀주고 갈라진 논바닥을 채워줄 비는 가까운 시일안에 내릴 희망조차 없어 더욱 안타깝다.예년에 없던 이런 기상이변 현상을 분석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註〉 …○ …○ …○ …○ …○ …○ …○ …○ …○…○ …○ …○ …○ 장마는 보통 6월말부터 7월말까지 약 한달동안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자주,그리고 많은비를 내리는 기간을 가리킨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전선은 제때 북상했다.
하지만 장마전선은 중.남부지방에 걸치는 듯하더니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력에 밀려 이내 북한.만주지역으로 빠르게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지도 못하고 18일밤 기상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때문에 평균 30일간 지속되던 장마기간이 올해는 남부지역 15일,중부는 22일밖에 형성되지 못했다.
남부 17일,중부 16일이었던 지난 72년이후 가장 짧은 장마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강우량과 기온이다.
장마기간중 강우량은 중부가 1백64㎜로 예년의 절반(48%)이었고 남부는 56.3㎜로 예년의 16.7%에 불과했다.
이나마도 2~3일동안 소백산맥의 영향으로 3백㎜안팎의 국지성폭우가 쏟아졌던 봉화.영주등 경북 북부지역과 충북 일부지역의 강우량에 힘입은 탓이다.
특히 남부지방은 6월과 7월의 강우량을 합해도 대구는 1백17㎜,광주 65.9㎜,부산 86.4㎜에 불과해 남부지방의 가뭄은 77년이후 가장 극심하다.
7월만을 놓고 볼 때는 부산.울산.진주.마산.목포.완도.제주지역에 단하루도 비가 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온은 이보다 더 속타는 상황이다.
각 지역의 7월중 평균기온이 서울 26.4도,대전 28.4도,대구 30.5도,광주 28.7도,부산 27.1도로 예년기온보다 무려 3~6도나 높은 상황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은「더위의 메카」라는 명성답게 지난 7월4일 이후 하루 최고기온이 계속해서 35도를 넘어서는 불볕더위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12일에는 39.4도를 기록,해방이후 최고기록인 39.5도(77년7월31일)에 육박했었다.
특히 대구지역의 최고온도는 보통 가장 기온이 높은 오후 3시쯤 기록된 것이 아니라 오후5시에 작성됐고 같은 날 서울도 오후 5시12분에 34.6도로 그날중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기현상도 보였다.
이날중 전국적으로 바람한점 없어 태양열이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못한채 낮동안 누적된 복사열이 오후들어 가세한 때문이다.
결국 예년의 장마기간인 7월에 장마전선은 있었으나 실제 장마는 없었던 셈이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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