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묘안 백출 "반찬 안 남기면 한끼 무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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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음식을 남기지 않는 사람에게 쿠폰을 주고 열 장이 모이면 한 번은 공짜로 식사할 수 있게 하자. (이상재.16)" "명절이나 경조사 때 동사무소와 연계해 임시 푸드뱅크를 설치하고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자.(임지희.32.여)" "추가로 주문하는 공기밥은 반 그릇씩만 주자. (박옥희.43.여)"

환경부가 지난해 11월부터 한달간 실시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묘안들이다.

2002년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평균 1만1천3백97t. 8t짜리 쓰레기 차로 1천4백여대 분량이다. 이를 수거해 매립.퇴비 등으로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만 연간 4천억원이나 된다.

이같은 '돈먹는 하마'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부의 공모전에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가장 실천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로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자는 제안이 뽑혔다. 김윤원(25.대학생)씨는 "식당에 반찬 메뉴판을 만들어 손님이 원하는 반찬만을 제공하되 기본 반찬 외에 추가로 주문하면 돈을 더 받자"는 아이디어를 내 환경부 장관상과 5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대연(28)씨는 "메뉴판에 양이 많은 것과 적은 것을 구별해 값을 다르게 받자"고 제안했다.

음식물 양을 미리 줄이는 방안도 많았다. "주문 도시락의 크기를 대.중.소로 나누자" "추가로 주문하는 음식은 양을 반으로 줄이자" "식당에서 '반만 주세요'라고 말하기 운동을 벌여 음식량을 줄이자"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여러개의 아이디어를 낸 주부 朴씨는 "식탁에 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높이 때문에 반찬을 집기가 불편해 양쪽에 두 벌씩 차린다"며 가스레인지 두는 자리를 낮게 제작한 식탁을 쓰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朴씨는 또 "남은 음식을 싸갈 수 있도록 포장용 봉투를 비치하자"고 제안했다. 그 밖에 '군부대에서 배식되지 않은 밥을 활용해 볶음밥이나 누룽지 등을 만들어 야식으로 제공하자' "전국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적은 도시를 선정하자"는 의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공모전에는 일반부 2백61편, 중.고등부 76편, 초등부 18편 등 총 3백55편이 제출돼 모두 18편이 선정됐다.

환경부는 수상작 아이디어를 책자로 배포해 알리고, 관련부처.단체와 협의해 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권근영 기자

<튀는 아이디어>

푸드뱅크 설치 이웃돕기

음식점 반찬 전용 메뉴판

주문도시락도 대.중.소로

음식 싸가기 포장팩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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