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미월드컵>브라질 이렇게 우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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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이탈리아가 특유의 빗장수비를앞세워 브라질의 가열찬 공세를 피하는데 성공했으나 「월드컵」을거머쥐는데는 실패했다.반면 브라질로선 가파른 고지등정의 험로를딛고 마침내 우승의 감격을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70멕시코월드컵 우승이후 24년만의 쾌거였다.
브라질은 지난 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이번제15회 대회까지 64년동안 단 한차례도 거르지않고 본선에 오른 월드컵의 산증인이다.
브라질은 축구협회가입 클럽수만 1만2천9백87개, 등록선수는55만1천3백명이며 세 계최대의 축구경기장인 17만5천명규모의말라카낭스타디움을 갖고 있다.
브라질축구의 강점은 유럽축구와는 달리 선수들의 현란한 개인기를 주무기로 끊임없이 상대문전을 공략하는 화려한 공격축구에 있다.그러나 74서독.78아르헨티나대회에서 쿠틴요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잇따라 유럽세에 덜미가 잡히는 참담함을 맛봐야 했으며,이어 82스페인.86멕시코대회때 역시 텔레산타나감독은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데 실패,브라질축구는 큰 상처를 입고 주춤했다.
뒤이은 90이탈리아대회 또한 라자로니감독을 비롯한 브라질선수단은 깊은 상처를 입고 또다시 4년후를 기약해야만 했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최강의 멤버를 보유,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로마리오.베베토.라이.둥가.징요.실바.고메스등 「베스트11」의 이름만 들어도 상대팀들이 주눅이 들만큼 화려한 스타군단의 면모를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로마리오와 베베토는 「황금투톱」을 형성,파죽지세로 브라질의 쾌속항진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예선B조에서 거둔 성적은 2승1무(득6.실1).조수위로 16강에 오른 브라질은 16강전에서 미국을 1-0으로,또 8강전에서 네덜란드를 맞아 고전끝에 3-2로 승리해 고비를 넘긴후 4강전에서 스웨덴을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 다.총 7게임을 치르는동안 11골을 뽑은 반면 3실점에 그쳐 본선출전 24개팀중 가장 안정된 전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엔 물론 파레이라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이 크게 작용했다.
91년 어렵사리 사령탑에 취임한 파레이라감독은 지역예선을 치르면서 볼리비아에 2-0으로 패해 따가운 눈총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흐트러진 선수들을 한데 모아 조련하는 뚝심과 인내를 보였다.브라질이 현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한 당분간 세계축구판을 휩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全鍾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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