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弔問인파 1,700만명 평양대이동-연변서 들어본 평양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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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金日成 사망이후 굳게 닫혔던 北韓으로의 진입로가 中國에 나와 있는 북한인들과 장례식 초청 대상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다.
13일 중국 전역에 공무로 출장나와 있던 관용여권 소지자 1백여명이 북한영사관이 있는 瀋陽에 집결,특별열차편으로 평양으로떠난데 이어 14일에도 2차로 圖們橋등을 통해 일부 북한인들이되돌아갔다.
○…延吉市에선 金日成사망과 관련,金日成의 얼굴이 새겨져있는 기념우표와 북한지폐등의 사재기바람이 불고 있다.평소 80錢하던金日成의 우표 한장이 순식간에 값이 10배로 폭등,8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중국땅에선 무용가치인 북한지폐 또한 金日成의 얼굴이 들어있으면 1백원을 주어야 살수 있다.반면 金正日 얼굴이 든 우표는 별로 인기가 없다.
○…『북조선에는 지금 사상최대의 민족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답니다.金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의 주석궁과 만수대언덕의 金주석동상 참배를 위해 평양으로 가는 북조선 주민이 모두 1천7백만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북조선 인구가 3천 만명도 안되는점을 생각하면 약 60%의 북조선 주민이 평양시로 몰리는 것 아닙니까.아마 북조선이 생긴이래 처음 있는 일일겁니다.』 중국吉林省 연변조선족 자치주 도문해관에서 북한과의 변강무역을 하는조선족 金모씨(51)는『북조선 사람들과 자주 만나 북조선 소식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金씨는 또『金주석이 그래도 한 시대의 인물 아닙니까』라며 자신도 17일 예정인 추도대회(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북한을 있는 도문교등 5~6곳의 다리는 9일 오후부터 아예 철문이 내려진채 굳게 닫혀 왕래를 거부하고 있었다.
특히 중대발표설이 나도는 13일부터는 통신마저 끊겼다는게 이곳 조선족들의 이야기다.
『12일까지만 해도 북조선과 전화.텔렉스교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오늘부터는 그나마 유일하게 북조선 소식을 알려주던평양주재 중국대사관 전화조차 뚜-뚜-소리만 날뿐 연결이 안됩니다.하루종일 전화를 시도해도 안되는 것을 보면 특별직통전화외의교환을 통한 일반 전화는 모두 끊긴 것이 틀림없습니다.』 북한을 상대로 제법 덩치 큰 거래를 하고있는 梁모씨(42)의 주장이다.그래도 모든것이 끊긴 것은 아니었다.몇년째 지속된 잇따른흉작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젖줄만큼은 아직도 건재하다.
일반 차도로 쓰이는 도문교는 막혔지만 지난10일에도 철교위로요란한 굉음을 내는 화물열차는 金주석 사망 발표뒤에도 두만강 건너 북조선의 남양시로 사라져갔다.
○…연변 자치주 延吉市에 사는 李모씨(34)는『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장례도 먹어야 치르지 않겠느냐』며 화물은 다름아닌 옥수수라고 귀띔했다.『죽은 사람은 죽은사람이고 산사람이 어떻게 산입에 거미줄을 치느냐』며 같이 있던 朴씨가 거든다 .
李씨는 또『사업차 지난달초 羅津-先鋒지구에 들렀더니 북조선 고위관리가「우리사정 잘 알지 않는가.어떤식으로든 갚을테니 옥수수좀 꾸어달라.사람이 먹을 테니 사료용은 피해달라」고 사정했다』며 중국에서는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6월을 넘기지 못하는것 아니냐 는 소문이 파다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그래도 북한과의 거래가 심심치 않던 延吉市 경제도 왕래가 완전히 두절되자 어느정도 타격을 받게됐다.
延吉市의 은행에 5천만 달러정도가 예치돼있지만 암달러 교환아줌마들도 5천만달러를 갖고 있어 통상 延吉市 외화보유가 1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하는 연변大 P모교수는 연길공항에서 시내중심가에 이르는 약10㎞구간에 오후에는 암달러 아줌마들이 일렬로 줄을 서듯 늘어서 있었으나 金주석사망후 왕래가 끊기며 4분의1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마오 쩌둥(毛澤東)이 사망했을때 한달간 정신을 못차렸는데 아마 북조선 주민들이 평상시 마음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한달반은걸릴 것』이라는 위설씨는 예리한 심리분석까지 내놓았다.
조선족들은 또 金正日로의 권력이양은 이미 순조롭게 끝났고 앞으로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위기다.
특히 식량과 연료난으로 북조선이「일 할 형편」은 아니라는 것. ○…조선족들은 최근 월드컵 축구경기 결과 알아 맞히기와 함께 새로운 내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례기간중「애도기간 가무금지」에 따라 현재 문닫고 있는 延吉市의 유명한 북한식당인 평양식당.목단식당의 예쁜 여성 접대원들이 17일 이후에는「金日成 배지」를 가슴에 계속 달 것인지,아니면「金正日 배지」로 교환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 고 있다.
[延邊=劉尙哲.崔相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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