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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엄마·아빠와 불광천 걷는 게 즐거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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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사초등학교는 4일 전교생 1370명과 가족이 참가한 ‘신사가족 한마음 건강 걷기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이 서울 은평구 불광천 돌다리를 건너고 있다. [사진=변선구 기자]

학생.학부모.교사 2300여 명이 한마음으로 뭉쳐 '워크홀릭'에 빠졌다.

서울 은평구 신사초등학교 학생.교직원 1400여 명과 학부모 등 지역주민 900여 명이 4일 오전 '신사가족 한마음 건강 걷기 대회'에 참여했다. 2년 전 부임 첫해부터 매년 걷기 대회를 열어온 홍진복 교장은 "걷기는 어린이 기초체력 향상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이어서 대회를 시작했다"고 취지를 소개했다. 홍 교장도 남가좌동인 집에서 학교까지 출퇴근 길을 매일 1시간씩 걸어 다닌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걷기 대회는 1시간10분가량 진행됐다. 전교생은 이날을 기념해 학교가 마련한 노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학교 앞 불광천 신응교 아래 모였다. 이곳에서 출발해 1.2학년은 응암역까지 1㎞를, 3.4학년은 와산교 밑까지 2㎞를 걸은 후 학교로 돌아오는 코스를 완주했다. 5.6학년은 수색교까지 걸어 돌아오는 3㎞ 코스를 택했다. 운동을 마친 어린이들은 걷기 대회 인증장을 받고 대회 참가 기념 '떡 케이크'를 점심 급식으로 나눠 먹었다.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매년 10월 4일을 '신사 데이'로 정해 전교생과 학부모가 함께 불광천변을 걷는 행사를 열어왔다. 체육 교과 시간에는 '바른 걷기 자세'를 가르치고 빠르게 걷기와 느리게 걷기 등 다양한 걷기 방법을 지도한다. 평소에는 '가족과 함께 불광천 걷기'를 과제로 내주고 매주 걸은 거리를 노트에 기록하게 하고 있다. 학부모 가정통신문을 통해 본지가 소개한 바르게 걷는 법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학교 6학년 이솔빛(13)양은 "4학년 때부터 3년 동안 걸은 거리를 합치면 120㎞가 넘는다"며 "매일 저녁 부모님과 함께 불광천을 걷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해 걷기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가 2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참여율이 네 배나 높아졌다.

지선득 교무부장은 "학부모들도 걷기에 동참하면서 전교에 걷기 열풍이 불었다"며 "어린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학부모들이 크게 반긴다"고 말했다. 이날 2학년인 아들과 함께 걷기 대회에 참가한 학부모 김지연(36)씨는 "아이와 불광천을 걸으며 대화할 시간이 늘었다"며 "불광천을 찾아오는 해오라기나 백로 같은 희귀 새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생태 교육을 하는 효과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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