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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김용순 「0순위」 확실/배석행운 누가 얻어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단독」경우도 각료 보좌요원동석/경협논의 대비 정 부총리도 물망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는 주인공은 누가 될까.그들에겐 회담재석의 역할도 막중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 아닐수 없다.
남북한은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단독 정상회담에 2∼3명의 보좌요원과 1명의 기록요원을 두기로 합의했다.그 배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과 내용을 어느정도 가늠해 볼수 있을게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가 방북단 구성을 마무리짓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배석할지 정확히 헤아리기는 힘들다.그렇기는 하나 민족문제와 통일문제,그리고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북한핵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의 주의제가 될것임에 비춰 배석자의 대체적윤곽을 그려볼 순 있다.
일반적으로 단독 정상회담하면 정상 단 둘만의 회동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컨대 한미단독정상회담의 경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배석,대통령을 보좌하고 회담 내용의 기록을 위해 외무부 미주국장이 참가해왔다.흔히 관계 각료들이 모두 참가하는 「확대 정상회담」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단독정상회담」이란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은 굳이 따지자면 단독과 확대의 중간 성격을 띠는것으로,두 정상의 대화에서 의미전달이 분명히 되도록하기 위한 것이다.
보좌요원 2∼3명은 김영삼대통령을 수행하는 각료급이 되고,기록요원도 단순히 필경사가 아닌 관련 부처의 국장급이상 간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배석자 물망의 「0순위」는 당연히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다. 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의 남한측 수석대표였던 이부총리는 핵문제뿐 아니라 이산가족문제등 민족문제를 다룰 이번 회담의 성격으로 봐서 가장 적격이다.
이부총리가 배석할 경우 북한에서는 예비접촉 북한측 단장이었던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의 배석이 확실시된다.
이부총리 다음으로 많이 거론되는 사람은 북한핵정책을 주도해 온 한승주외무장관이다.
그러나 두 정상이 핵문제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한장관은 정상회담 기간중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확대외무장관회담(PMC)에 참가하기로 돼있어 배석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장관이 참석할 경우 북한의 카운터파트는 김영남외교부장이 된다. 일부에서는 통일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박관용 비서실장이나 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관례대로 참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3명뿐인 배석자에 청와대 관계자가 둘씩이나 포함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어 「청와대 몫」으로 박실장·정수석 중 한사람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핵문제가 잘 풀릴 경우 경협을 논의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정재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배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이부총리·정수석의 배석은 거의 확실시되고,정부총리와 한장관중 한명이 추가로 낙점될 공산이 높다.
기록요원 자격으로 배석하는 사람은 구본태 통일정책실장이나 정시성 남북대화사무국장등 통일원 간부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배석자 결정의 키는 김대통령이 쥐고 있다.
누가 배석을 하든 두 정상이 현안을 주로 얘기하고 배석자들은 정상들에게 관련자료를 챙겨주거나 도움말을 주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정상회담에서는 원칙적인 부문에만 합의하고,세세한 부문들은 그후 실무자들간 접촉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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