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미인계 사기도박단에 걸려 3시간 만에 2억 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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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70대 노인이 미인계를 쓴 사기도박단에 걸려 한순간에 수억원의 재산을 날리게 됐다. 100억원대의 재력가로 알려진 A씨(70)는 3월께 부동산 사무소에서 알게 된 이모(72)씨로부터 김모(56.여)씨를 소개받아 6개월 동안 내연관계를 유지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 있는 A씨에게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도박을 해볼 것을 권했고 A씨는 지난 5월 19일 저녁 김씨의 아파트에서 도박판에 끼어들었다 사기도박에 당해 단 3시간 만에 2억여 원의 거금을 잃었다.

이들은 A씨가 사기도박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마약류의 약물을 술에 타 먹이기까지 하는 등 돈을 뜯어내기 위해 이 같은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가 최근 택지개발로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이씨를 통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자신이 사기도박에 당한 사실을 알고 병이 나 병원에 입원까지 했고 이를 눈치 챈 가족들의 회유로 지난달 초 경찰에 신고했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계획적으로 내연관계를 유지해 오다 A씨를 도박장으로 끌어들인 김씨와 A씨를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2억3000만원을 가로챈 김모(36)씨 등 4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청주=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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