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고교때 미술교사 김임년씨/79세에 첫 유화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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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희를 훨씬 넘긴 나이에 생애 첫번째 개인전을 갖는 늦깎이 여류화가가 부산미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부터 부산 정인화랑((248)9090)과 KBS전시실 두곳에서 첫개인전을 갖는 김임년씨의 올해 나이는 79세.
환갑이 지난 뒤에야 오랜 소망이던 붓을 잡아 마침내 개인전까지 열게 된 김씨는 한국화 원로작가 천경자씨(70)가 화가의 길로 나서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었던 은사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있다.
일제 식민지시절 일본 동경여자미술학교에서 자수를 전공하고 전남여고보 교사로 부임한 김씨는 미술교사와 학생 사이로 천씨를 처음 만났었다.당시 천씨는 졸업후 일본유학을 생각했는데 일본인교사가『전시중에 조선여학생이 무슨 일본유학이냐』며 진학을 방해하자 김교사가 교무회의 자리에서『학생의 장래를 막는게 일본의 식민지교육정책은 아닐 것』이라고 당당하게 항변,천씨의 일본유학길을 열어주었다는 것.
김씨는 이번 개인전에 화면가득 무성하게 일렁이는 버드나무를 그려넣어「자연의 관조」라는 노년의 그윽한 시선들을 담은 작품과 풍경등 50여점을 소개한다.<윤철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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