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쓰는가정이야기>가족사랑 사회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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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갈수록 높아지는요즘,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첨단제품이 쏟아져도 더위에 관한한 특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학교시설에 비해 사무환경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 탓에 교실의 무더위와 싸우는 아내는 냉방 시설이잘된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나의 회사생활을 편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샐러리맨이 그렇듯 매사가 쉬운 일은 없다.이렇게잘된 냉방시설 속에서도 쉴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통과 씨름하고 매장 이곳 저곳을 분주히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구두 속엔 열기가 가득해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업무의 열 기를 잠시 식히려 꺼내 문 담배 연기는 더욱 더위를 느끼게 할 뿐이다.
샐러리맨의 고충은 어딜 가도 어느 곳에나 있다.
하지만 특별히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동병상련의 家長 남성들은 모든 시련들을 가슴으로 삭이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그러나 그들 각자에겐 남다른 가족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음을 난 알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많은 가장들의 굳건한 자리매김이 가능한 것이다.
책상 위에 자리한 우리 가족 사진을 바쁜 와중에도 힐끔 바라보면서 남모를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힘을 얻는다.힘들게 일한 후엔 더욱 강하게….
지친 내 모습을 위로하듯 웃고 있는 가족의 모습 속에서 문득내가 이렇게 땀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우리 가족을 위한 것임을느끼자 가족 사랑의 마음이 더욱 깊어진다.
나아가 10년 후 우리 가족의 모습도 가족사진이 되어 아련히떠오른다.10년 후면 나의 위치 또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학부모일 뿐 아니라 가족수도 변해서 단란한 모습의 네 식구 가족 사진이 책상 위에 자리할 지도 모를 일이다 .
해맑은 우리 하림이가 언제나 밝게 웃을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일 또한 내 몫이 아닐까.
세상이 각박해지고 환경이 오염된 세상에 살게 될 우리 자녀들을 생각하니 어느것 하나 나 혼자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것같다.행복한 미래는 우리 어른 모두가 함께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다.내가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이 사회 를 사랑해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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