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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전선 이상 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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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도 중대원들이 해안 초소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국군의 날을 앞두고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병대 우도 중대를 찾았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NLL에 대해 중대장 양재형(28) 대위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치적인 상황은 잘 모릅니다. 군인은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뿐입니다."

양 대위는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뱃길로 1시간30분. 서북단의 작은 섬 우도. 이름에서부터 외로움이 묻어난다. 모퉁이 우(隅)에 섬 도(島)다. 한때 모로도(毛老島)라고도 불렸다. 한번 들어가면 머리가 하얗게 될 때까지 나올 수 없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민간인이 살지 않아 여객선도 없다. 2주일에 한 번 부대원들의 부식을 나르는 배가 들어오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날씨가 좋은 날 물때를 맞춰야 배를 접안할 수 있다. 외출, 외박은 언감생심이다. 우도에 배치된 장병들은 제대할 때까지 네 번의 정기휴가를 제외하면 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 외로운 섬에서 해병대원 60명이 '바다의 철책선'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외롭지요. 하지만 코앞에 보이는 북한 땅을 보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우측으로는 강화도가 보이고, 바로 왼쪽에 연평도가 있습니다." 1년6개월 동안 우도에서 생활한 정다운(21) 병장의 말이다. 해마다 꽃게철이 되면 2002년의 '서해교전'이 떠올라 온 부대원들이 긴장에 휩싸인다고 말했다. 당시 연평도 앞바다에서 서해교전이 벌어졌다. 간간이 등장하는 중국 어선도 부대원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벌컨 반장 신재민(21) 하사가 우도중대의 주력화기인 벌컨포 조준을 지휘하고 있다.


하루 일과는 그야말로 '다람쥐 쳇바퀴' 다. 하룻밤에 많게는 두 번의 초소 경계근무를 선다. 오전 시간은 다음 근무를 위한 취침 시간이다. 점심 식사 후 체력단련과 개인정비를 마치면 다시 야간 경계근무를 준비한다. 참 따분해 보이지만 잘 극복해 낸다.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모두가 형제 같다.

양 중대장은 "사실상 무인도다. 형제 같은 동료애로 고립감을 극복한다" 며 가족적인 분위기가 외로움을 견디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다시 저녁이 찾아왔다. 야간 경계근무에 들어갈 시간이다. "서부전선 최강방패! 우도중대, 악!" 우도중대 해병대원들의 구호가 밤바다를 가른다.

우도=글.사진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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