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고통스럽지만 털 건 털고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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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늘의 상황은 고통스럽지만 털고 넘어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격랑에 휩싸인 정국에 대해 언급했다. 신사회공동선연합 서영훈 상임대표, 시인 고은씨 등 나라사랑원로모임 회원 25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만찬에서다.

盧대통령은 "최근 정국은 내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필연적 흐름인 것 같다"며 "가야할 필연이라면 이렇게 갈 경우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게 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자 자기 자리로 돌려놓고 자기 몫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게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개혁"이라고 했다.

盧대통령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이해해 달라고도 했다.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 운전석에 앉은 내가 할 일은 차를 바르게 몰아 승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다음 대통령이 기다리는 목적지까지 가게 하는 일이다." 그는 그러면서 "맡은 구간만큼은 운전을 잘 하겠다. 지난날의 허물을 이해해 주고, 더 열심히 해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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