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北.美로 2원화 상호보완 가능-북핵문제 대화채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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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南北韓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지금까지 진행돼온 北-美를 중심으로 한 북한핵협상 대화채널은 이원화된다.
이원화된 대화채널은 어느 한쪽이든 먼저 진전을 보이면 다른 채널의 대화도 진전되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핵문제 해결에 있어 韓美는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南北韓간 독자적인 대화의 채널이 생김으로써 北-美대화채널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돼온 특별사찰이나 북한의 경수로지원 문제와 같은 비교적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문제가 주로 다루어질 전망이며 南北韓 대화채널에서는 남북한 상호사찰과 남북한 경협등 보다 장기적인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남북한간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독자적인 대화채널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정부가 지난 18일 카터 前美대통령으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확인하고 이틀만에 오는 28일 부총리급의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한 것은 정부의 남북한 대화채널 마련의지가 매우 강력함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정상회담을 平壤에서 가져도 좋지만 시일만은 늦어도 내달중에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며 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문제 해결이므로 정상회담에서도 핵문제를 가장 1차적인 의제로 다루어나갈 방침이다.
물론 경협등 남북한관계개선과 나아가 통일문제등도 주요한 의제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美國 역시 北韓이▲寧邊 5㎿원자로에서 꺼낸 연료봉을 재처리하지 않고▲연료봉을 원자로에 재장전하지 않으며▲현재 북한에서 활동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활동 등을 보장하면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음을 밝 힌후 곧 北韓과 실무접촉을 갖기로하고 카터前대통령을 통한 약속을 외교적으로 확인하는등 대화재개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실무접촉에서 北韓이 美國이 내놓은 조건에 동의하면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은 앞으로 1~2주 내에 제네바에서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이 주장하는「일괄타결방식」이든 韓美가 주장하는「철저하고 광범위한 방식」이든 핵문제와 北-美관계개선문제 전반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北韓이 요구하는 경수로지원과 北韓의 과거 핵무기 개발의혹을 밝히기위한 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특별사찰 문제도 집중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두 채널을 통한 대화는 핵문제와 관련한 韓美간 관계나 공조체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韓國은 北韓핵문제에 있어 특사교환을 北-美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에서 철회한후 美國을 중심으로 한 핵논의 입장을 밝혀 왔고 제재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美國이 한국정부와 충분한 협의없이 카터 前대통령의 중재를 통해일방적으로 국면을 전환시킨데 대해 상당한 서운함을 갖고 있다.
앞으로 문제는 北韓이 韓國과 美國이라는 두 채널 가운데 어느쪽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韓美간에 미묘한 분위기를조성할 가능성이 있어 韓美의 조율이 더욱 강화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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