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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총정원 싸움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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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09년 3월 문을 여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28일 '로스쿨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공포.시행됨에 따라 대학들의 사활을 건 싸움이 본격화한 것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개별 로스쿨 정원 상한선인 150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사립대와 지방대는 특성화와 정원 차별화에 승부를 걸고 있다. 홍익대는 지적재산권, 한국외대는 국제지역 전문, 서강대는 기업법무 전문 로스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별 정원을 120명 이하로 낮춰 잡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하지만 10월에 확정 예정인 총 입학정원을 둘러싼 각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시행령에 '지역균형 배려'가 명시돼 있어 총 입학정원 수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의 로스쿨 설치가 가능한 대학의 윤곽이 나오기 때문이다.

◆총정원 갈등=총 입학정원은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정성진 법무부 장관, 장윤기 법원행정처장과 협의해 결정한다. 3개 부처 장관들은 다음주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지금까지 총정원에 대해 부처 간 협의는 전혀 없었다.

한국법학교수회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로스쿨비상대책위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정원 3000명 이상 확보' 주장을 했다. 비상대책위 이창수 공동집행위원장은 "학교별 쿼터를 정해 놓고 총정원을 꿰맞추려 한다면 사법개혁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000~1200명, 국립대 총장협의회는 2500명 이상, 국회교육위원회는 2000~2500명을 주장하고 있다.

◆학부생을 지원하라=고려대와 이화여대는 로스쿨 대비 '이중 전공제'를 신설, 학생들이 본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 로스쿨 진학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내년부터 법학 과목에 경제.정치.경영.철학 등 다양한 과목을 연계한 이중전공제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중전공제는 입학 때 선택한 제1전공을 이수하면서 제2전공을 동시 이수해 졸업 때 학위를 두 개 받는 제도다. 고려대 박노형 교무처장은 "10월 초 정원과 과정을 확정해 현재 2학년생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도 스크랜턴 학부생을 대상으로 로스쿨 예비전공(Pre-law) 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크랜턴 학부는 다른 학부로 입학한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아 기존 전공 외에 '자기설계 전공'을 이수하게 하는 과정이다.

◆특성화로 승부한다=홍익대 권명광 총장은 "유치전에 뛰어든 43개 대학과 경쟁하지 않고 지적재산권 블루오션을 찾겠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예술 분야 강점을 살려 국제 지적재산권 전문 로스쿨(120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강대는 정원 80명의 '중소 전문 로스쿨' 전략을 내놨다. 전국법대학장협의회 장재옥(중앙대 법대 학장) 회장은 "지역균형과 특성화를 명분으로 수도권 대학이 역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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