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수출 대책-과당경쟁 지양 공동생산체제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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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호황속의 불황」으로 일컬어지는 국내업계의 컴퓨터 수출부진에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내 기업간에 이전투구적인 경쟁보다는 정부 주도하에 건전한 기술개발과 생산체제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PC산업의 어려움은 크게▲생산원가의 상승▲값싼 브랜드이미지▲유통.서비스망 부족등에 기인한다고 볼수 있다.
특히 생산원가의 상승면에서 국내업체들은 고금리.고인건비,과중한 로열티및 관세,소량생산에 따른 고가의 구매단가등에 시달리고있다. 三星電子 컴퓨터사업부 丁淳鉦수석연구원은『현지 조립체계를갖추는 것이 가장 시급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PC 관련시스템만 생산.제작하고 완성품은 현지에서조립하는 체제로 로열티와 관세의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조립공장은 말 그대로 단순히 조립하는 생산라인으로 투자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현지업체들에 의뢰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丁연구원은 지적했다.
다음으로 값싼 브랜드 이미지는 수출기종을 저가의 데스크탑 PC에서 노트북.펜PC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 회사 PC수출팀 林采男대리는 강조했다.
특히 마이크로프로세서 이외에는 PC 부품들 대부분을 국내에서개발.생산해 수출기종을 다양화하고 생산원가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의 고해상도 액정화면.메모리반도체와 금성의 액정화면,현대의 메모리반도체등이 각 업체가 최대한 활용할수 있는 독자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최근에 신용장거래에서 외상거래로 바뀌고 있는 국제무역시장을 감안해 대만의 경우처럼 정부에서 위험부담에 대한 각종 지원과 세제혜택을 주는「페이먼트 인슈어런스(Payment Insurance.지불보험)」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林대리는 주장했다. 또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인텔의 고가 칩공급으로 국내PC생산원가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가 칩을 싼값으로일괄 구입해 공급하는 대만의 경우를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수출진흥전략은 정부와 각 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돼 컴퓨터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사의 이익을 앞세우는 컨소시엄보다는 업계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 구성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펜티엄PC와 파워PC컴퓨터의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주도하의 컨소시엄이 구성돼 발빠른 기종고급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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