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습도,진동까지 고려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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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29면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와인 셀러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아기 다다시가 “제멋대로에 속 썩이는 음료수”라 표현한 대목은 대부분 좋은 셀러와 저장의 문제가 관건이 되는 와인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세월이 흘러 와인의 상태에 따라 와인 가격이 몇 배 이상 차이가 나기에 와인을 잘 보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와인 시음기-셀러 고르는 요령

셀러를 고르기 전에 와인 보관의 핵심사항 체크가 더 긴요하다. 우선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온도. 셀러에 보관하는 와인 중에서도 오랜 시간 숙성을 거쳐야 하는 와인은 13~15도 내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11도 이하로 내려가면 와인 속의 미생물이 살지 못해 숙성하지 못하게 되며, 반대로 온도가 18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너무 빠른 숙성을 보인다.

다음은 습도로 60도 내외가 가장 적절하다. 너무 습도가 높으면 레이블이 찢어지거나 곰팡이가 발생하며, 반대로 너무 낮은 습도는 코르크를 마르게 해서 와인의 누수를 유발한다.

세 번째 주의할 점이 진동이다. 와인은 흔들릴 때마다 미세한 손상을 입게 되므로 최대한 진동이 없는 셀러를 골라야 한다. 가정용 셀러는 대개 5년에 한 번은 바꿔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셀러가 노쇠해지면 그만큼 진동이 강해져 와인이 입는 손상이 커진다.

개인적으로 사용해본 셀러 중 가장 좋았던 브랜드는 ‘유로카브’다. 프랑스 제품으로 온도의 편차와 진동이 거의 없었다. 습도 역시 적정 수준을 유지해준다. 가격이 조금 비싼 것이 흠이지만 충분히 그 가치를 하는 셀러다.
네덜란드산 ‘빈텍’도 우수하다. 온도의 편차가 4도 내외이며 적절한 습도를 형성해준다. 소음이 좀 나지만 가격과 기능을 생각한다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음은 국산인 ‘LG 셀러’. 최근에 출시돼 디자인이 좋고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온도나 소음에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나 습도 부문이 부족해 아쉽다.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의 셀러가 수입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의 취향이나 사정에 맞는 좋은 셀러를 구비해 좋은 와인을 장기간 잘 보관하시길 바란다. 그렇게 잘 다룬 와인을 즐거운 날 꺼내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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