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마티즈 몰고 차선 넘나들며 곡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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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경선 후보가 칩거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 후보는 20일 오전 서울 합정동 절두산 천주교 성지를 방문한 뒤 마티즈 승용차를 직접 몰아 좁은 길에서 기자들을 따돌리며 지방으로 향했다. [사진=김상선 기자]

20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와 그를 쫓는 기자들의 '추격전'이 펼쳐졌다. 손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W아파트 자택을 나서며 경차인 '마티즈2' 차량 운전대를 직접 잡았다. 부인 이윤영씨가 모는 '세컨드 카'로 진한 감색이다. 부인 이씨도 동승했다.

그는 따라붙던 기자들에게 "산보 나가려고…"라며 말끝을 흐리곤 곧장 차를 몰았다. 기자는 '아반떼HD' 차량으로 손 후보의 마티즈를 뒤쫓았다. 다른 취재 차량 두 대도 함께 쫓았다.

그러나 손 후보는 숙달된 운전 실력으로 기자들을 이리저리 따돌리며 강변북로로 차를 몰았다. 휘발유를 넣으려 주유소에 잠시 섰을 뿐 손 후보의 마티즈는 순발력을 발휘하며 앞서 나갔다.

처음 멈춘 곳은 서울 합정동에 있는 절두산 순교성지. 간신히 그를 쫓아온 기자는 한숨을 돌리고 손 후보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묵묵부답이었다. 2차 추격전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40분쯤 시작됐다. 손 후보는 마티즈를 경기도 광명 쪽으로 몰았다. 그는 기자들을 따돌리기로 작심한 듯 차선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경차인 마티즈의 특성을 십분 활용했다. 출근 차량으로 가득 찬 도로의 작은 틈새를 손 후보의 마티즈가 종횡했다. 결국 오전 9시쯤 마티즈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오전 11시쯤 마티즈가 경기도 화성에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수원 일대를 헤매던 기자가 급히 차를 돌렸지만 마티즈는 이미 모습을 감춘 뒤였다. 손 후보의 마티즈는 정오쯤 그가 일했던 경기도청 인근에서 잠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사라졌다.

손 후보는 오후 2시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와 "오늘 정말 미안했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의 마티즈는 오후 7시쯤 경기도 의왕시 '성라자로 마을'을 들렀다가 오후 10시15분쯤 도화동 자택에 다시 나타났다. 부인 이씨가 차량을 몰고 있었다. 손 후보는 차에서 내리며 "오늘 고생들 많이 했다"고 말했다. 종일 펼쳐진 추격전에 그는 지친 모습이었다.

정강현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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