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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행 헬기 또 있다”/백악관 헬기사건 일파만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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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지,지방사업가 목격담 후속보도/왓킨스 사임이어 군사담당도 전보
대통령 전용 헬기로 골프를 치러간 데이비드 왓킨스 백악관 행정국장이 26일 파문확대를 막기 위해 서둘러 사임했으나 골프행락에 동원된 제2의 헬기가 있었다는 후속보도가 터져 골프행락사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특종한 「프레데릭 뉴스 포스트」지는 그날 홀리 힐스 골프장에 있었던 한 지방사업가가 왓킨스 일행이 떠날때 제2의 헬기가 동원됐다고 주장한 목격담을 보도했다. 제2의 헬기는 골프장에 내리지는 않았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디 디 마이어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한 사실들을 수집하고 있으나 제2의 헬기가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에서 연단을 치며 클린턴 행정부의 「오만한 직권남용」을 비난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클린턴에게 보낸 편지에서 워싱턴에서 불과 88㎞ 떨어진 문제의 골프장은 차로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세금 낭비를 질타했다.
옷을 벗은 왓킨스 국장외에 알폰소 맬든 백악관 군사담당실장도 견책을 받고 전보조치됐으나 캠프 데이비드 산장 담당장교 리처드 셀런 해군 중령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전격사임한 왓킨스 전 행정실장은 클린턴 대통령과 친구이자 동향출신으로 백악관내에서도 손꼽혀온 가신중의 한명이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깊이 관여했던 공신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때부터 고위공직자들의 권한 남용에 관해서는 매우 단호하게 처리할 것임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2월 서명한 특별 지시각서에서 『공권력을 사사로운 목적에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으며 이에 따라 백악관의 항공기나 차량의 사용을 규제하는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 있다.
사임한 왓킨스는 임의로 썼던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사용료를 물어내야 할 판이다. 클린턴 대통령도 왓킨스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함부로 쓰여진 국민세금이 반환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문제의 헬기 사용료는 약 1만달러로 왓킨스의 연봉이 12만5천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달치 월급을 물어내는 격이다.<워싱턴=김용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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