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오면 배당주 펀드가 ‘윙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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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상담을 하는 모습. [사진=굿모닝 신한증권·유리자산운용 제공]

가을이 오면 늘 주목 받는 펀드 상품이 있다. 배당주 펀드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 시세 차익 외에 배당 수익을 덤으로 올리는 펀드다. 주식형 펀드를 고위험, 채권형 펀드를 저위험 상품이라고 한다면, 배당주 펀드는 중위험 상품에 해당한다.

 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대부분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이익이 높은 우량 기업이다. 때문에 요즘 같은 조정장이나 하락장에서 주가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 주가가 상승하지 않아도 배당금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손실 회피 측면에서 본다면 ‘안전판’이 있는 셈이다.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수익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제로인과 이펀드몰 등 펀드 조사기관에 따르면 설정액이 500억원을 넘는 배당주 펀드 중 수익률 상위 종목들은 연간 40%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주식’ ‘프라임배당주식’ ‘삼성배당주장기주식’ 등은 9월초 현재 50~6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배당주 펀드가 가을 문턱에 특히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보통 12월 결산법인들은 결산 기일 이전에 자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한다. 따라서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 투자가 늘어나고 주가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시세차익과 배당금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배당주 펀드 투자의 유의점이 되기도 한다. 배당 기일을 향해 올라가던 주가는 배당이 실현되면 다시 떨어졌다가 일정 기간이 되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단순히 배당금만 노린다면 이후 수익률 하락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는 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차익이 아니라 매년 배당을 받고 재투자함으로써 ‘복리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투자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배당주 펀드에 어떤 종목이 편입돼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대형주·성장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펀드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배당주 펀드보다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반짝 고배당’을 한 기업보다는 배당 성향이 일정한 기업, 다시 말해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액이 조금씩이라도 늘어나는 기업들이 편입돼 있는지 확인하기 것도 배당주 펀드를 선택하는 첫 걸음이다. 이와 함께 이름만 배당주 펀드인 상품도 솎아낼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지나치게 들쭉날쭉한 펀드, ‘배당’이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편입 종목들이 ‘질 좋은 배당 기업’과 상관 없는 펀드는 배당 투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소형주보다 보다는 중대형주 편입이 많은 종목, 수익률이 냉탕과 열탕을 오가기 보다는 온탕을 유지하는 펀드, 단순히 고배당 보다는 시세차익에 더 중점을 둔 펀드가 배당주 펀드로 적합하다.

 최근 나와있는 배당주 펀드는 삼성운용의 ‘삼성배당주장기주식1’, 신영운용의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 ‘신영밸류고배당주식1C1’, 마이다스 운용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 시리즈’, 하나UBS의 ‘배당60주식 1종류C’, 신한BNP운용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1’ 등이 있다. 대부분 최근 3개월간 조정장에서 성장형펀드나 인덱스 펀드보다 수익률 하락폭이 적었던 상품들이다.

 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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