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단락… 미래지향해야”/베트남 방문한 한 외무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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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상처」 언급은 관계발전 계기로/베트남서 문제제기전에 선수
베트남을 방문중인 한승주 외무장관은 『20일 레 둑 안 베트남 대통령 예방때 한국의 베트남전쟁 참전에 대해 언급한 것은 필요하고도 적절한 일이며 이를 계기로 양국관계가 명실공히 미래지향적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자신의 「과거상처」 발언이 사과를 한 것이 아니고 과거의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일단락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장관이 수행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베트남 대통령에게 한 과거사 언급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베트남 사람들이 과거사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처럼 언론이 있지 않아 일반적인 여론화는 되지 않지만 회의가 있을 때마다 말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어려웠던 과거가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자,나아가 극복했다고 기회있을 때 언급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적절한 일이다.
사과가 아니라 사실이 있었던 것을 언급한 것이며 이는 앞으로 관계를 잘해나가자는 뜻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양국관계가 명실공히 미래지향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측에서 과거사에 대한 공식발언을 요청한 적이 있나.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도 없었다. 다만 과거에 불행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해왔다. 그것이 한번은 언급해달라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보면 과거에 불행한 일이 있었는데 없었던 것처럼 해온 것은 회피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보 반 키에트 베트남 총리가 방한했을 때도 언급을 했나.
『없었다.』
­장관발언은 과거사를 공식으로 인정한 것인데 베트남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그것으로 과거에 대한 언급이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베트남이 과거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없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언급한 이유는 그런 일을 미리 예방하자는 뜻이다.』
­사실을 적시하는 것만으로 일단락이 되겠느냐.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다. 우리보다 훨씬 더 민족주의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나 전쟁상대국을 대상으로 수교하자고 하고 최혜국대우(MFN)까지 맺자고 하는데 이는 모든 겻을 다 접어두자는 것이다.』
­과거사에 대한 공식적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냐.
『맞다.』 <호치민=강영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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