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부동산 투자여행…어디가 유망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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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명절이 되면 빨리 고향에 가고픈 마음과는 달리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럴 땐 마음의 여유도 찾고 부동산 재테크 구상도 할 겸 고속도로 주변의 숨겨진 투자 명소를 한번 둘러보면 어떨까. 눈에 쏙 들어오는 투자처가 있다면 귀경길에 한 번 더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이 때 유념해야 할 점은 개발 잠재성이 큰 지역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개발이 상당 수준 진행되었거나 완료돼 가격이 꼭지에 다다른 곳보다는 세인에 덜 알려져 있지만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춰 잠재 가치가 높은 곳이 투자 적격지다.

'서산 해미·평창 유천리 등 입소문…외지인 발길'

◆ 서해안고속도로 주변 평택항 인근과 서산 해미 = 서해안고속도로 주변에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지역은 평택이다. 우선 평택은 성장에 필수적인 전략적 요소를 갖춰 수도권 남부 지역의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의 개발계획 확정과 평택항 배후도시 건설 등이 메가톤급 호재이다. 배후도시 건설계획은 평택항을 중심으로 물류유통단지를 조성해 평택항이 국제항구로서의 역할을 다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형 호재에 힘입어 평택 부동산 시장은 지난 해부터 줄곧 상승 리듬을 타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은 평택항 주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 IC로 나와 1Km 정도만 직진하면 닿는다.
종합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ERA KOREA 조규석 팀장은 “평택항 인근에서 개발 가능한 관리지역 땅은 시세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현재 임야의 경우 3.3㎡(평)당 30만~1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장부지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땅이면서 도로여건이 좋은 곳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한편 송악 IC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왜목마을도 눈여겨볼 만하다.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에 위치한 어촌 마을인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바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는 서해 바다뿐 아니라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는데다 아직은 비교적 땅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외지인들의 투자 문의가 꾸준한 편이다.

이 밖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서산 해미 일대를 꼽을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나들목에서 덕산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달리면 우측으로 산수저수지가 있고 그 맞은 편으로 가야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수리 계곡을 따라 전원마을이 펼쳐져 있다. 3.3㎡(평)당 20만~30만원 선에서 펜션 부지 매입이 가능하다.

◆ 중부고속도로 주변 안성 죽산면 일대 = 안성시는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하면서 서쪽으로는 평택, 북동쪽엔 용인과 이천, 남쪽으로는 천안과 경계가 맞닿아 있다. 평택에서 강원도까지 이어지는 38번 국도가 안성 중심부를 가로 지른다. 또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안성 IC), 동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일죽 IC)가 각각 관통하고 있다. 이처럼 안성은 동서남북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손색이 없는 도로망을 자랑한다.

남북으로 형성된 차령산맥은 안성지역을 동·서로 나누는 분수령이다. 이에 따라 안성 동북지형은 산맥의 영향으로 지대가 높은 편이고, 서남지형은 경사가 완만한 평지다. 따라서 안성 서쪽 지역은 공장이 많아 환경이 별로 좋진 않다. 하지만 동쪽은 산세가 좋고 큰데다 작은 호수가 많아 문자 그대로 전원생활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특히 중부고속도로 일죽 IC 인근의 일죽면, 죽산면 일대는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전원주택 단지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 영동고속도로 주변 평창 진부면 척천·유천리 = 강원도의 경우 최근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되면서 관련 지역 부동산이 전반적인 침체 양상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영동고속도로 IC 인근의 교통여건이 빼어난 A급 지역만큼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진부 IC 주변이 주목할 만하다. 진부 IC에서 방아다리 약수터 방면으로 약 7Km, 5분 정도 달리면 진부면 척천리가 나온다. 이 지역은 용평리조트와 오대산 자락의 울창한 숲이 인접해 자연환경이 빼어나다. 이 일대에 전원주택 부지가 개발되고 있는데 3.3㎡(평)당 40만원을 호가한다.

이번엔 진부 IC에서 나와 50번 국도를 타고 3Km 정도 가다 다시 12번 국도를 갈아타고 2Km 달리면 유천리가 나온다. 이 지역은 오대산과 오대천을 끼고 있는데다 주변에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 등의 관광지도 인접해 있어 관광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유천리에서 펜션 부지 등으로 개발 가능한 관리지역 땅은 3.3㎡(평)당 25만~5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문의 = ERA KOREA (02-6003-4100)
 
Tip 토지 투자를 하기전에…
# 용도지역과 권역 점검은 필수
대상 토지가 용도지역상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과 자연환경보전지역 중 어떤 곳에 해당하는지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떤 용도지역인가에 따라 건축이나 시설을 하는 개별 개발행위가 일정부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용도지역에 따라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 땅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면적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상지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중 어느 권역에 속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특히 여주, 양평, 광주, 하남 등 자연보전권역에서는 대기업 본사, 아파트나 공장, 대학 등의 신설·이전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 지목과 토지현황을 확인하라  
지목이란 주된 용도에 따라 토지의 종류를 구분하여 지적공부에 등록한 것으로 전·답·임야·대지·공장부지 등 28가지로 구분한다. 토지 매입 시 대상 토지의 지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토지 현장을 답사하여 실제 땅의 지목과 그 모양 및 지질, 경사도와 사용현황, 주변 환경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지목은 토지대장상 지목보다도 실제 사용하고 있는 현재 지목이 중요하므로 이를 꼭 확인해야 한다. 전기와 상·하수도 연결 상태도 알아 본다. 특히 임야의 경우 산의 경사도와 수목의 종류가 무엇인지 점검하고, 숲이 어느 정도 울창한지도 보아 두어야 한다.

"토지 투자 대박 없어 조급증 버려야"
김관 ERA KOREA 부사장

토지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 중 기획부동산의 말만 믿었다가 막대한 재산 손실을 당한 경우가 많다. 토지 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을 알아보기 위해 종합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ERA KOREA 김관 부사장(46)을 만나 봤다. 그는 10여년 째 토지 투자 컨설팅업에 종사해 온 이 분야 베테랑이다.

김 부사장은 대뜸 “터무니없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경우 일단 의심부터 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최근엔 정부가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버리는 ‘선제적 대응’을 적극 구사하고 있어 예전처럼 큰 폭의 차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대부분 부동산이 비슷하겠지만 특히 토지에 투자할 때는 개발 계획을 들어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보통 그 계획이라는 것이 수립단계에서 착공을 거쳐 완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중간에 바뀌기도 해 섣불리 투자를 결정해서는 곤란하다는 것. 이와 관련, 김 부사장은 “설익은 개발 청사진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지자체 등에 문의하면 개발 계획의 현실성이나 추진 속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정석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용도변경을 통해 개발 가능한 땅을 매입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도 해당 지자체 조례를 반드시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허가 관련 법령에는 분명히 가능할 것으로 되어 있어도, 지자체에 따라서는 조례로 그 개발 행위를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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