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습관 어머니가 가르치기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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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 ○… ○… ○… ○… ○… ○… ○… ○… 『울릉도엔 뱀이 없대.너희들 그것 아니?』『봄이 되면 제일먼저 날아오는 나비는 배추흰나비이고,애벌레일 때 배추잎을 뜯어 먹는대.』 이렇게 시작하는 申基子씨(36.서울성동구 응봉동)의 유혹(?)에두 딸인 이보라(행당국교 3년)와 새라 (행당국교 1년)는 『정말』 하며 반쯤 넘어가 엄마가 내미는『과학나라』(석주명作.현암사)를 받아든다.
…○ …○ …○ …○ …○ …○ …○ …○ …○ 책등의 활자보다는 TV와 비디오와 같은 영상에 길들여진 자녀들에게 책읽는습관을 들이기 위해 「뭔가 해야하는데」하는 의무감을 갖고 있는부모들이 대부분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역삼분관 4층 문화사랑방에서 매주 수요일 10시에 열리는 자녀 독서지도를 위한 어머니교실(02)(569)5637)에는 바로 이런 생각을 가진 20여명의 주부등이 모인다.「자녀들의 독서습관 들이기는 엄마로부터」를 염두 에 둔 이들이 모임을 통해 얻은 것은 「자녀들이 책에 대해 갖는 관심정도와 독서수준을 알지 못한채 전문가들이 좋다는 책을 자녀들에게 사주고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보약을 억지로 입안에 들이미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작은 깨달음이다.
「내이름은 애이럼」(윌리엄 사로앤作.민음사),「가슴마다 사랑」(손수자作.대교),「13살의 홀아비천국」(최승환作)과 같은 국내외의 유명동화와 「가장 깨끗한 이름을 남긴 사람들」(김모세作.민서출판)과 같은 위인들의 얘기,「선생님의 아 름다운 선물」(심경섭作.지경사)등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고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책들을 위주로 모임이 진행된다.
중앙도서관내 22개 독서클럽의 운영위원회 회장이며 이 모임의총무인 柳在玉씨(42.서울시방배동)가 소개하는 모임의 운영방식은 단순하다.6개월 프로그램으로 25권에 가까운 책들을 소화하는데 매주 선정된 책들을 집에서 먼저 읽어와야한 다.그 이유는책을 통해 아이들의 입장과 그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柳씨는 『모임의 진행과정은 아이들의 흥미 유발을 위한 1단계,그리고는 아이들이 일기나 독후감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2단계,그리고 쓴 내용을 가지고 아이들과 토론하는 3단계로 나뉜다』고 말한다.
『먼저 1시간동안 주제 없이 책에 관해 함께 얘기합니다.그 과정에서는 등장인물의 분석,교육적인 부분을 찾아가며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대목에 초점을 맞춥니다.』 어머니 독서지도모임을 6년째 이끌어온 宋永淑씨(45.독서교육 컨설턴트)는 주로 2,3단계의 지도를 맡는다.
宋씨는 『아이들이 책내용의 줄거리를 잡는 것,아이들이 스스로흥미를 느꼈던 부분을 회상시키는 것,이것을 반드시 일기나 독후감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등을 어머니들이 반드시 익혀야하는 내용이며 집에서 어머니들이 직접 아이들과 함께 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바로 2,3단계로 3개월동안 어머니들은 그 방법에 대해 집중훈련을 받는다.나머지 3개월동안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훈련이다.
모임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宋永姬씨(37.서울시방화동)는 『모임에 참여한 결과 아이들의 독서습관이 눈에 띄게 달라졌고 엄마가 공부를 해가르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학습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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