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교실>디스크 뻥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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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따르릉….밤11시에 걸려온 전화였다.한 컴퓨터 사용자가 필자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하드디스크상의 데이터가 모두 날아갔으니어떻게 살려낼 방도가 없겠느냐고 묻는 것이었다.사정을 들어보니「스태커」라는 하드디스크 뻥튀기 프로그램을 사 용하고 있는데 하드웨어를 교체하다가 하드디스크상의 데이터를 하나도 읽어올수 없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 사용자는 컴퓨터 전자출판업을 하고 있는데 2년동안 부지런히 입력해놓은 백과사전 10권 이상에 해당하는 각종 서식.글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필자가 가본 결과 스태커 4.0이라는 최신 디스크 뻥튀기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는데 이를 복구하기 위해 각종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사용,밤새도록 복구를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하드디스크 자체가 전기적인 충격 등으로 깨진 것으 로 보였다.
전자출판업을 하는 그 사용자는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큰타격을 본 셈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첫째는 중요한 데이터는 반드시 별도의 디스켓에 복사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파일은 다시 설치하면 그만이지만 하드디스크상의 데이터 파일만은 플로피 디스켓에 복사해 담아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두번째는 하드디스크 뻥튀기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류의 프로그램으로는 앞에서 설명한 스태커 외에도MS-DOS6.0과 6.2에 포함되어 있는「더블스페이스」,PC-DOS에서 채택하고 있는「슈퍼 스토어」등이 있다.이러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하드디스크 공간을 2배정도 늘려 쓸 수 있다.
즉 3백40MB(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를 가진 경우 디스크용량의 약 2배인 6백80MB정도의 데이터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많은 사용자들이 용량이 늘어난다는데 현혹되어사용상 필수적인 주의사항조차 지키지 않은채 디스크 뻥튀기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에게도「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오는 전자 메일의 대부분은 이러한 디스크 뻥튀기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다.
참고로 MS-DOS의 더블스페이스는 스태커의 기술을 침해했다는 판정을 받아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더이상 지원이 불가능하므로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일 굳이 하나를 추천하라면 기능.안정성 면에서 가장 뛰어난「스태커 4.0」을 권하고 싶다.더 좋은 방법은 비용부담이 되더라도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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