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울진왕게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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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왕게가 40여년 만에 울진 앞바다 왕돌초 주변 해역에서 잇따라 잡혔다.

울진군은 1960년대 초반 자취를 감춘 왕게가 왕돌초 해역에서 이달 들어 25마리가 잇따라 잡혔다고 28일 밝혔다.

왕게는 십각목(十脚目) 왕게과로 분류되는 갑각류로 동해와 일본.북극해.베링해 등지에서 서식해 왔다.

울진 왕게는 이번에 수심 1백50~2백m에서 대게잡이 그물에 잡혔으며 가장 큰 놈이 갑각 길이 22㎝, 무게 7.5㎏로 대게(0.6~0.7㎏)보다는 상당히 컸다.

갑각은 오각형에 가까우며 표면에 짧고 뾰족한 원뿔모양의 가시가 많이 돋아 있었다.

또 다리 두개가 매우 작아 퇴화돼 복부에 가려진 것이 다른 게와 달랐으며 갑각 및 다리는 보라색을 띤 붉은색에 배는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 동해안의 왕게는 그동안 남획과 해양오염.수온변동 등에 따라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은 요즘 들어 러시아산 왕게가 국내에 수입되는 실정을 감안해 왕게를 수산자원으로 적극 보호할 계획이다.

울진군 수산과 박유택씨는 "사라진 왕게가 동해에 다시 나타난 것은 99년 이후 왕돌초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가라앉은 어망을 인양하는 등 서식 환경이 크게 개선된 덕분인 것같다"고 풀이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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