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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생활 인간보다 나은 동물들도 많다-두루미.황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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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부 동물들은 인간보다 더 끔찍히 새끼를 아끼고「부부」간의 깊은 情을 자랑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부부가 툭하면 갈라서는 세태가 계속된다면 인간의 이혼율은 가족생활을 하는 동물중 최악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또 제자식을 나몰라라 버리고 달아나는 부모가 늘어만 간다면 짐승 보기 부끄러운 날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5월은 가 정의 달.그러나 전통적인 가족관이 이같이 급격히 무너져가면서 사람이 동물중「非가족생활群」으로 밀려날 위기(?)에 몰렸다.
학자들에 따르면 동물들은 무리를 짓거나,가족을 이루거나,외톨이로 지내는 세가지 형태중 하나로 살아간다는 것.서울대 金元교수(동물분류학)는『동물의 생활형태가 다른 것은 종족번식등 생존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사람이나 늑대.여우 등은 가족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부류.이들은 대개 자식(혹은 새끼)을 적게 낳고, 양육기간이 상당히 긴것이 특징이다.가족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대개 父權과 母權의 구분이 확실해 어미가 새끼를 키우면 아비는 먹이를 구해온다든지 외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새끼수가 적고 양육기간이 길면서도 이른바 고립생활을 하는 동물로는 호랑이가 전형.서울대공원 吳昌泳동물연구관은『호랑이는 수컷은 있을지언정 아비는 없다』고 말한다.고립생활을 하는동물은 발정기만 지나면 암수가 곧바로 헤어져 남 남이 된다.
원숭이나 코끼리.물개 같은 동물은 집단생활을 영위한다.이들은대개 사회성이 있어 코끼리의 경우 동료가 죽으면 며칠이고 그 주변을 떠나지 않으면서 죽음을 슬퍼하기도 한다.
吳연구관은『군집생활은 難婚이나 雜婚등을 통해 종족번식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사이가 좋기로는 평생을 일부일처로 사는 두루미.황새.백로등이 으뜸.또 멕시코의 초원에 서식하는 일부 들쥐 역시 부부간에 철저히 정조를 지키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는데 이를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호 르몬이 평생반려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학자들은 그러나 아직 사람의 가족생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생리학적 근거를 찾지 못한 상태다.과거 난혼이나 잡혼을 경험한인간이 각박해지는 세태의 변화에 따라 걸핏하면 이혼하고,자식을내다 버리는 행위가 나름의 생존전략인지는 좀 더 두고볼 일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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