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산속 버려진 나무 아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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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연탄이 가정용 연료로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의 산은 푸르러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기둥처럼 큰 나무들도 눈에 많이 띈다.

그런데 가끔 산에 가 보면 태풍으로 넘어진 나무나, 너무 조밀하게 들어섰다는 이유로 잘라낸 나무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태풍 이후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나 참나무 등 큰 나무들이 꺾여 쓰러진 채 썩어갔다.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그만한 나무로는 집을 짓거나 다른 용도로 충분히 쓸 수 있을 텐데, 임산자원을 수입하느라 막대한 외화를 낭비하면서 우리 산에서 나는 나무를 모두 버리고 있다는 게 될 말인가.

공원이나 산자락에 설치하는 긴 의자와 팔각정, 등산로의 목책이나 나무계단을 굳이 수입목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수십년간 자란 나무들을 함부로 버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산림 당국자들이 고안해 내길 기대한다.

장재순.경남 진해시 경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