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방으로 대머리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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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양 옆면에만 머리카락이 있어 이마에서 정수리까지 완전히 벗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고 6개월 후 가르마를 탈 정도가 됐습니다."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난치성 분야에서 '꿈의 치료'로 각광받는 줄기세포가 대머리 치료에 적용돼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고 바이오벤처인 서울탯줄은행이 27일 밝혔다. 줄기세포는 인체 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원시세포다.

이 회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탯줄 혈액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18명의 고객에게 주입한 결과 2~4주 만에 머리카락이 나는 등 뚜렷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머리카락은 모근(毛根)에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분화하면서 머리카락 공장인 모낭을 자극, 계속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대머리는 이 줄기세포가 빨리 노화해 자가복제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모낭에 미약하게 남아 있는 늙은 줄기세포를 젊은 줄기세포로 대체하는 것이 치료의 원리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대중화되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훈 서울탯줄은행 사장(전 가톨릭의대 교수)은 "현재 시설에서 하루 다섯명 분량 밖에 공급이 안되고, 이중 대부분은 난치병인 당뇨병이나 간경화 연구에 우선 활용되기 때문에 수급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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