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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골프 로비' 수사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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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광준)는 14일 건설업자 김상진(42)씨가 특별회원권을 갖고 있는 경남 A골프장의 내장객 명부를 입수해 조사 중이다. 정윤재(44)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가 지역의 정.관.금융계 인사들에게 '골프 로비'를 펼친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A골프장은 부산 지역의 명문 골프장이다. 김씨는 이 골프장의 특별회원권(6억5000만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김씨가 대출이나 인허가 등 회사의 중요한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유력 인사들과 골프를 쳤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함께 골프를 친 사람은 로비의 대상이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인사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골프장 관계자도 "김씨가 각계 유력 인사들과 자주 골프를 쳤다"고 전했다.

앞서 김씨는 4~5월 부산지검 특수부장 출신 검사와 두 차례 골프를 치고 자신에 대한 공갈 사건을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당 검사와 부산지검 측은 "사건 관련 청탁이나 비호는 없었고, 수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다음주 중 검찰에 나가 조사받을 예정이다. 일단 고소인 자격이다. 그는 중앙일보 등 3개 신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를 부르면 고소 부분에 대해 먼저 조사하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해 그동안 정씨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도 함께 조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과 주변 인물 10여 명에 대해 진행된 계좌 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금품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 중이다.

그동안 검찰은 김씨가 부산 연산동과 민락동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준 재향군인회와 우리.국민.부산 은행 등 금융기관 실무자와 간부 직원 50여 명을 조사했다. 수사 관계자는 "실무자급 조사를 마친 뒤 금융기관의 고위직 인사를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가 김씨의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대상자도 늘고 있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검사는 "출국금지자는 보완 수사를 시작할 때보다 10여 명이 늘어 현재 20여 명 수준"이라며 "이 중엔 조사를 아직 못 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승현.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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