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권여사 '사람도리'한 것...인연까지 끊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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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변양균 전 정책실장 부인과의 만남에 대한 언론보도를 두고 "사람으로서의 당연한 도리가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 참여정부에 부담과 어려움을 안겨준 공직자의 부인이라 해서 인간적 인연마저 함께 끊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정구철 국내언론비서관은 14일 청와대브리핑에 '사람도리 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왜 하필 이때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되묻고 싶다. '지금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가 아니냐'고"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정 비서관은 글에서 "권 여사가 변 전 실장 부인을 불러 위로하겠다 했을 때 대통령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변 전 실장에 대한 노여움은 컸지만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로서 변 전 실장 부인과 그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도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비서관은 "경우는 다르지만 대통령은 늘 그런 일을 해왔다"면서 "장관 등 참여정부의 중요한 위치를 맡았다가 그 직무를 다하고 떠나는 사람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 퇴임 전에 관저로 불러 식사를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교체가 필요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신변을 정리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며 "잘못이 있어 떠나게 된 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조치는 준엄하게 하되 인간적인 어려움에 대한 배려와 관심 또한 잊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그 일을 권 여사가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같은 여성이고 정무직 부인들과의 정기적 만남을 통해 친분이 있는 분이었다"면서 "그런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을 때 만나서 위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 비서관은 아울러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이 정윤재 전 비서관을 만난 것도 지목하고 "잘 알고 서로 의지하던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걱정해 모였다. 그런 것이 사람사는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 과정에서 잘못의 경중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오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과 사람들이 함께 정을 나누는 것은 다른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을 너무 각박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대통령은 변 전 실장의 책임을 물었고 사표를 받았으며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다만 그 부인의 어려운 처지를 공감하고 인간적 배려를 했을 뿐"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 대통령 내외분의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다"면서 "그 마음을 세간의 각박한 잣대로 재단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서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도자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면서 "자신의 참모가 문제 있을 때 이를 징계하고 구정물이라도 튈까 매몰차게 어떤 위로도 접촉도 하지 않는 지도자가 있을 수 있고, 조치는 단호하게 하되 아무 잘못도 없지만 고통스러워 하는 가족을 불러 위로하는 지도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선의를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행동도 선의로 해석하는 법"이라면서 "언론이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볼 수 있지만, 일체의 선의를 배제하고 오로지 모든 것을 의혹으로만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