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致命者山 천주교 성지로 개발돼-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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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全州=徐亨植기자]세계 유일의 童貞夫婦 柳重哲(요한).李順伊(루갈다)가 묻혀있는 致命者山이 천주교 성지로 개발돼 이들의 신앙을 기리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떠오르게 됐다.전주~남원간 국도를 따라 가다가 좁은목 약수터에 서 왼쪽으로 보이는 전주시 교동에 있는 致命者山에는 천주교 신유박해때 순교한 柳恒儉.申喜부부와 아들 重哲부부 등 일가 7명이 합장된묘역. 천주교는 9일 金壽煥추기경과 신도 3천5백명이 참석한 가운데「치명자산 성당 축성식및 순교자현양대회」를 가졌다.천주교전주교구는 2백50평규모의 지하성당을 짓고 기도소와 추념광장을마련했다.
1754년 전북완주군이서면남계리 초남부락에서 태어난 柳恒儉은1784년 한국에 천주교를 창설한 李承薰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전라도의 첫 천주교신자로 1801년 전주 남문밖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그리고 결혼 4년동안 동정을 지켜 한국 순교사에 가장아름다운「진주」로 숭앙받는 그의 아들 重哲과 며느리 順伊도 1801년 11월14일과 다음해 1월31일 순교했다.
重哲과 順伊는 1797년 우리나라에 맨처음 들어온 외국인 사제 周文謨신부의 중매로 맺어졌다.周신부는 重哲이 독신을 바라고있는데다 자기에게 교리를 배운 順伊가 성모마리아에게 동정을 바칠 뜻을 밝히자 가계존속을 절대시하는 당시로선 불가능한 일이라는 판단아래 이들을 맺어주기로 했던 것.이들은 십자가 앞에서『끝까지 동정을 지키다가 한날 한시에 하느님을 위해 치명할 것』을 맹세했고,4년동안 이를 지키다가 순교한 것이다.
이들은 순교뒤 여기저기 흩어져 묻혀있다가 1914년4월19일전북김제군용지면 남정리에서 동정부부 重哲과 順伊를 치명자산으로이장하면서 순교자 7명이 합장되는 성지가 됐는데 이때부터 전국에서 이들의 신앙을 기리는 신자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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