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한 안정환에 벌금 1000만원 징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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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에서 관람석에 앉아 있는 관중은 특정 팀의 열렬한 서포터가 아니더라도 어느 한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돼 있다. 응원하는 팀에게 응원 구호와 박수 갈채를 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대 팀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한다. ‘우∼’하는 소리는 팀 전체에게 보내는 것이어서 고작해야 사기를 떨어뜨릴 뿐이지만, 특정 선수의 이름을 들먹이거나 누가 보더라도 특정 선수에 해당하는 야유와 비아냥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상대팀 서포터즈의 야유에 격분해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던 안정환(31ㆍ수원삼성)에게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1000만원의 벌금은 K-리그 징계 사상 벌금 액수로는 최고다. 다행히 안정환은 관중석으로 올라가 욕설을 퍼붓는다든지 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는 하지 않아 출전 정지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안정환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2군 리그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가 거칠게 항의했다. 당시 주심은 안정환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FC 서울 서포터즈들은 경기 시작전부터 안정환에게 비아냥을 퍼부었다. “네가 월드컵 스타냐” “얼굴만 잘나면 다냐” “비싼 돈 받고 2군에서 뛴다”고 했다. 전반 6분 안정환이 선제골을 “골 세러머니도 안한다”고 비꼬았다. 심지어 “마누라가 예쁘면 다냐”고도 했다. 경기력과는 상관 없는 사생활까지 들먹이는 것은 ‘네거티브 응원’중에서도 가장 졸렬하고 치사한 수준이다.

[디지털뉴스 dj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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