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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하수종말처리장 착공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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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시가 27일 행정대집행으로 기장하수종말처리장 공사를 강행, 공사를 반대해온 종교단체와 충돌이 빚어졌다. 하수종말처리장은 종교단체 천부교의 반대로 1년 6개월 동안 착공이 지연됐었다.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철거용역업체 직원들과 천부교 신도들이 몸싸움을 벌여 25명이 다쳤다.

◆ 행정대집행=부산시는 이날 오전 6시30분 철거용역업체 직원 1천2백여 명과 건설업체 직원 등 1천5백여명이 경찰 5개 중대 1천7백여 명의 도움을 받아 기장읍 신천리 기장하수종말처리장 부지를 점거하고 있던 신도 5백여 명을 밀어냈다.

그러나 신도들이 설치한 숙소와 감시초소등을 철거하는데 시간이 걸려 이날 본격 공사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부산시는 빠른 시일 내 본격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장군 주민들도 하수처리장 건립추진대위를 결성하는 등 조기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완공되면 한해 5백 건 이상 들어서는 신축건물의 하수처리비용이 연간 1백77억원 절약된다"며 "공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천부교 반발=신도들은 하수종말처리장 예정지와 인근 신앙촌 일대가 '성지'라는 이유로 하수 처리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신도들은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예정지가 상습침수 지역인 데다 시와 군청이 입안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도 없었다"며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군청 청사 바로 옆에 혐오시설인 하수종말처리장을 건 설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장기적인 지역 발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종교단체는 전국 각지에 있는 신도들에게 공사강행 소식을 전하는 한편 신도들을 동원해 철거반원과 대치하고 있어 양측의 추가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 기장하수처리장=기장읍.일광면과 해운대구 송정동지역 신도시의 하수처리를 위한 시설로 하루 처리 용량은 2만7천톤.

1994년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후보지 5곳 중 신천리 기장군보건소 앞을 적지로 선정했다. 이 곳은 하루 1만6천t의 하수를 배출하는 기장읍 아파트단지와 인접해 있고 정수처리후 자

연 방류가 가능해 시설비와 관리유지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점 등이 유리하게 작용됐다.

부산시는 2002년 8월 기공식을 가졌으나 천부교측의 반발로 착공이 지연되자 지난해 1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을 받아 부지내 신도 소유인 15필지에 대한 보상비 19억원을 공탁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했다.

사업비 5백83억원이 투입돼 2005년 8월 완공목표였으나 곧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3년 후 준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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