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같은과 04학번' 세쌍둥이 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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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대학 생활을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더욱 기대돼요."

세쌍둥이 자매 곽진.선.미(18.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양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진학했다. 맏이인 진양은 26일 청주 서원대 독어독문학과에 합격해 수시모집으로 먼저 들어간 동생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중학교 때까지 같은 학교에 다니다 각기 다른 고교로 진학했으나 대학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학교와 과(科) 선택은 부모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자신들이 결정했다. 아버지 곽록기(48.건축업)씨와 엄마 정화순(47)씨도 이들이 같은 대학에 진학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세자매는 1학기 때는 힘들더라도 통학하고, 2학기 때부터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자취할 계획이다.

방학을 이용해 전자제품 조립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진양은 "함께 다니면 서로 필요한 것도 빌리고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어 편할 거예요. 하지만 사생활이 따로 없다는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죠"라고 말했다.

이란성 세쌍둥이(둘째와 셋째는 일란성)인 이들은 성격과 장래 포부가 모두 다르다. 첫째가 가장 외향적이고 막내는 내성적이다. 진양은 장래의 꿈이 기자고, 선양은 교사이며, 미양은 독일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세명의 등록금을 모두 합하니 1천만원 정도 돼 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도 든다"며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장학생이 되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들에게 입학금과 기숙사 생활비(1인당 연간 85만원)를 4년간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이들이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기숙사 생활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방침이다.

청주=안남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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