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버스표 환불 요구에 왜 화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진주에 사는 중학생이다. 설날을 맞아 큰집이 있는 문경에 가려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문경행 직행버스가 없어 구미를 거쳐가려고 구미행 버스표를 샀다. 그런데 출발시간이 돼 급히 갔더니 이미 구미행 버스는 출발하고 없었다. 다음 버스가 세시간 뒤에 출발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을 경유해 가기로 하고 표를 환불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다짜고짜 매표소 직원이 화를 내는 것이었다.

출발 시간이 되기도 전에 버스가 떠나버려 속상한 건 나인데 오히려 매표소 직원이 화를 내는 걸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돈을 다 돌려주는 것도 아니고 요금의 20%를 공제하고 환불해 주면서 손님에게 화까지 내다니 그 직원 때문에 큰집으로 가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명절을 앞두고 바쁘게 일해야 하는 처지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귀성객에게 좀더 친절하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일까. 만일 내가 어린 학생이라고 얕잡아 본 것이라면 더욱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윤새암.경남 진주시 상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