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돌아온 황금팔 정민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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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남은 아웃 카운트는 3개.덕아웃에 앉아 자신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선 鄭明源을 바라보는 鄭珉台의 두손에 땀이 배기 시작했다. 덕아웃 구석진 곳에 선글라스를 끼고 앉아있는 丁東鎭감독의가슴도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정민태,그가 누구인가.
지난 92년 1억6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한게 엊그제 같은데 그는 어느덧 기억속에 가물가물한 선수가 돼있었다.프로에 오자마자 아마때 혹사한 오른팔 팔꿈치에 이상이생기기 시작해 그해 겨우 7게임에 등판, 1승3 패의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그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식객으로 전락,동료들의 눈총을 받는 괴로운 신세가 됐다.
宣銅烈을 능가하는 구속(1백52㎞)을 지녀 확실한 차세대 최고의 투수반열에 올랐던 정민태의 추락은 차라리 한편의 멜로드라마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은 鄭은 올해 재활프로그램에 따라 정상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鄭은 올 미국 플로리다 겨울전지훈련에서 팔꿈치의 통증이 가신 것을 알고난후부터 피칭을 시작,마침내 마운드에 서게된 것이다.이날 강타선의 한화를 상대로 마운드에 선 정민태는 8회까지 1백16개의 공을 던져 안타 7개,삼진 7개,4사구 2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역투,완전히 재기한 모습을 보였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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