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육상선수 유니폼 디자인위해 내한-크리스틴 칸로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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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유니폼은 그저 다른 선수들과 구별하거나 속살을 가리자고 입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세계적 육상유니폼 디자이너인 크리스틴칸로이씨(35.미국)는『유니폼은 선수들의 활동과 심리적 안정감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수백분의1초 차이,수백분의1㎝차이로 우열이 가려지는 육상에서는 유니폼이 메달색깔을 판가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92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미국육상선수단이 착용해온 유니폼을 비롯,케냐.알제리.바하마.핀란드등 세계각국 육상선수들의 유니폼을 디자인한 그녀는 한국육상 스폰서회사인 (株)삼나스포츠 나이키로부터 오는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착용할 한국 선수단유니폼을 디자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3박4일 예정으로 지난 11일 방한했다.
『유니폼에는 또 그나라의 혼이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직접체험이 중요합니다.』 미혼인 칸로이씨는 이를 위해 지난 두달동안 한국의 역사.문화.국민생활등 관련서적을 닥치는대로 찾아읽고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 비치된 왕관.도자기등 한국유물들을 살펴보았다고 말했다.
93슈투트가르트세계선수권대회때 첫선을 보여 극찬을 받은 케냐유니폼은 케냐에서 2주일동안「원주민생활」을 하면서 지배종족이 사용하는 방패(모양)와 국기(색깔)를 본떠 만들었다고.그녀는 이번 짧은 방한기간에도 경복궁.박물관등 문화유적은 물론 올림픽경기장.새벽시장등을 누비며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특이한 가게네온사인까지도 스케치하는 열의를 보였다는 얘기다.
『모양은 더 궁리해봐야겠지만 색깔은 태극기색깔이 바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힌 그녀는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칼 루이스.재키 조이너 커시.미첼 존슨등 숱한 육상영웅들이 각종대회 시상대에 올라섰을때 느꼈던 감동을 한국유니폼을 만 든 이후에도맛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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