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밖을보자>24.화남경제권 4.중국 福建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廈門경제특구를 중심으로 국내총생산액 기준 매년 11.6%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福建省은 廣東省과 마찬가지로 외국자본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華南경제권의 또다른 축을 형성해가고 있다.
廣東省이 홍콩을 배경으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경우라면 福建省은 臺灣해협 건너편의 臺灣자본을 배경으로 역시 활발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홍콩이 지리.언어.문화 등의 측면에서 廣東과 동일 권역을 형성하고 있듯이 臺灣 역시 福建省과이같은 측면에서 닮아 있다.
臺灣 전체 주민의 85% 이상이 3백여년전 福建省에서 臺灣으로 건너간 이주민의 후예라는 점은「落葉歸根」(나무 잎사귀는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의 귀소본능이 강한 중국인들,특히 臺灣人들에게 있어서는 역시 福建省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추진하는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福建省내 臺灣의 기업수는 지난해말 현재 2천9백개 정도이고전체 외국투자기업의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실제로는홍콩에 적을 두고 있는 臺灣의 투자기업수를 포함하면 그 수치는훨씬 올라갈 수 있습니다.같은 문화와 동일 언 어권에 속하는 臺灣이 福建省 경제발전에 커다란 힘이 된다는 점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福建省 장지아쿤(張家坤)副省長은 앞으로도 臺灣과의 경제교류는 福建省의 향후 경제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상호 의존관계의 증대로 중국대륙과 臺灣간 정치적인 이유에서 거론되지 못했던 兩岸간 직항로 개설 문제도 福建省의 해안선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福州를 臺灣과의 직항로 개설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이밖에도 廈門경제특구 또한 직항점으로 유력합니다.직항로 개설이 결정이 되면 구체적인 지역선정 작업은 어려운게 아닙니다.우리로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張副성장은 福建省의 긴 해안선과 6개 深水港등 천연의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臺灣과의 직항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협 건너편의 臺灣에서도 이 직항문제는 우선 경제적 고려에 의해 정치적 금기의 틀을 조금씩 넘어 차츰 표면화되고 있다.지난해말 臺灣경제부의 공식적인 언급에 이어 올들어서도 臺灣 행정원산하 경제건설위원회가 양안간 경제적 실리를 위한 직항로 개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는 臺灣여론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深수.珠海등과 더불어 중국내에서 가장 일찍 설치된 廈門경제특구는 臺灣의 福建省 진출 열기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지역이다.
『현재까지 臺灣투자기업은 6백50여개,금액상으로는 28억달러가 투자됐습니다.전체 외국투자 가운데 금액으로는 30%를 웃도는 수준입니다.홍콩 국적의 臺灣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입니다.93년 들어서는 10월 현재까지 臺灣의 투자업체가 2백70여개,금액으로는 1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투자진출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습니다.』廈門市정부 허리펑(何立峰)부시장의 설명이다.
臺灣영역으로 남아있는 金門島와는 직선거리 4㎞,중국내 최초로 설립된 특구라는 이점으로 臺灣의 투자진출이 가장 활발한 이 지역의 거리 모습은 이제 완연히 臺灣을 닮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臺灣의 기업주들과 노인들을 위한 臺灣式 별장이 廈門시내 곳곳에 풍광좋은 자리마다 빼곡이 들어서 있으며 臺灣의 가라오케를 비롯해 타이베이 시내에서나 볼 수 있는 퇴폐업종인「理髮廳」도 廈門시내 곳곳에서 영업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투자개방이후 이제 제조업은 물론 부동산과 유흥업등 다양한업종이 이 지역에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제조업 위주의 투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何부시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 深수특구의 증권시장에 臺灣의 중국대륙진출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B株를 상장한「燦坤」은 廈門市 정부가 추천하는 가장 모범적인 臺灣의 현지투자기업이다.廈門시내「湖里」경제개발구안에 위치한「燦坤」의 주요품목은 세탁기.전기다리미 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이다.
업체명보다 제품 브랜드인「優柏」(EUPA)으로 중국 주요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더욱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중국내 최초로 주식을 상장한 臺灣업체라는 점과 함께 착실히 중국의 내수시장을 개척해 중국내 유명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뭇 외자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北京등 대도시에 골고루 내수시장 개척을 위한 전담팀을 파견해놓고 있습니다.廈門에 제조기지를 두고 上海에는 판매센터를 건설,제조및 판매망을 다시 구성해 광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해가는 것이 우리 업체의 장기적인 중점 전략입니다.』현 지인으로서 廈門제조공장의 총경리를 담당하고 있는 주디페이(朱滌非)씨가털어 놓는「燦坤」의 향후 계획이다.이 업체는 현재 臺北.高雄등臺灣내 4개 도시와 北京.上海.廈門등을 비롯한 武漢.成都등 중국내 9개 도시에 제조업 진출과 함께 거미줄같은 판매망을 구성해 본격적인 내수시장 개척에 돌입하고 있다.
『廈門특구에 일찌감치 진출한 업체들이 단순한 임가공에 이은 해외수출 형태를 벗어나「燦坤」의 경우와 같이 인근 지역으로의 제조업 추가진출과 내륙을 향한 내수시장 개척에 뛰어드는 경우가최근들어 부쩍 많아지고 있습니다.즉 廈門을 발판으 로 인근의 武漢과 江西.江蘇省등으로 활동무대가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홍콩과 深수.廣州를 잇는 경제축이 廣東省 전역과 인근 省지역에경제적 활력을 불어 넣는 것과 같이 臺灣기업이 위주가 된 福建省의 경제발전이 인근으로 확산되고 있다는게 何부시장의 주장이다. 臺灣의 경제력과 직접 연결되는 직항로가 이 지역에 개설될 경우 福建省의 경제는 廣東省과 더불어 華南圈의 또다른 강력한 경제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