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계파 갈등으로 추천도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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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정아씨 동국대 교수 임용 문제와 소속 사찰의 비리 의혹 등으로 불교계가 곤궁에 빠진 가운데 4일 서울 조계사에서 중앙종회 임시회가 열렸다. 이번 종회의 쟁점은 동국대 이사 선임 문제였다.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장윤 스님과 종상 스님 등은 이번에 동국대 이사로 재추천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담 스님(동국대 이사)이 개방 이사로 추천되고, 일부 승려 이사의 임기가 만료돼 새롭게 3명의 승려 이사를 추천.인준해야 할 형편이다.

이를 놓고 각 계파 간 각축전이 벌어졌다. 종회의원인 한 스님은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이하 종관위) 내부에서 계파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잡음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으로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던 종관위는 무산됐다. 종관위원 15명 가운데 5명만 참석했기 때문이다.

종관위에서 추천한 이사 후보는 중앙종회 인준을 거쳐 동국대 재단이사회에서 선출, 교육부의 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사 후보의 추천 및 인준이 무산되면서 이사 선출권은 결국 동국대 이사회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신정아 사태'의 발단이 됐던 동국대 이사회도 나름의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동국대 이사회가 주류 인사를 신임 이사로 뽑기보다는 비주류 측에 신임 이사 지분을 배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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