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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소리 사라진 산골 分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우리학교를 돌려주세요』『선생님 어디 가셨습니까.』 8일 오후 서울여의도 민자당 당사앞에서는 시골어린이들의 이색적인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경기도가평군 산간오지 두밀분교 어린이들이 문을 닫은 학교를 다시 열어달라고 국회의원들에게 항의겸 호소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가평군교육청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않은채 3월2일 새학기 개학에 맞춰 25명이 재학중인 두밀분교를 폐교시키면서 비롯됐다.주민들은 학생들의 전학을 거부한채 마을회관 2층에 임시교실을 마련,30여일째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지난 2일에는 올 신입생 6명과 마을주민들이 모여 자체 입학식까지 치렀다.
군교육청은 주민반발이 장기화되자 지난달말 학부모 18명에게 의무교육불이행죄를 적용,5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한데 이어 학부모와 마을주민등 5명을 사설학원 개설및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서에고발,주민들이 소환조사를 받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
주민들은 이에앞서 폐교계획이 알려진 2월초부터 경기도교육청등에『폐교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편 국회를 방문해 대책마련을 호소하며 학교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학부모 金世經씨(37.농업)는『30년전 마을 주민들이 일일이 벽돌을 지어 날라 만든 학교를 버려두고 아이들을 전학보낼 수 없다』며『특히 전학가야하는 상색국교도 전교생이 70여명에 불과해 곧 폐교조치가 불가피한 상태이므로 아이들을 전학시키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주장했다.
가평군교육청 李熙綵관리과장(54)은『두밀분교의 경우 학생 1인당 연간교육비가 3백9만원으로 전국평균(1인당 82만원)보다세배 이상 들었으나 교육의 질은 계속 떨어지는 상태였다』며『두밀분교에서는 1~3,4~6학년이 같이 수업중이지 만 전학할 경우 학년별 수업이 가능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全益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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