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리단체/돈받고 상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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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기업 꾸준히 유혹… 건당 3∼4천불 받아/수상기업은 소비자들에게 “광고”
국제적인 질에 약한 기업·소비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상장사」를 하는 국제영리단체들이 국내 기업들을 꾸준히 유혹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권위나 명성이 거의 없는 단체들이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매년 각국 기업들에 참가비를 받고 시상행사를 열고 있는 것이다.
무공은 최근 일부 국내기업들에 상을 준 스페인의 트레이드 리더스클럽(TLC)과 비즈니스 이니셔티브 디렉션(BID)이 그같은 사례라고 지적,기업과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무공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TLC의 경우 올들어 국제기술·품질상과 유럽품질상 시상식을 개최했는데 시상식 한회에 5백여개 기업으로부터 각각 3천∼4천달러씩 받고 상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품질금상을 주는 BID는 지난해 92개국 1백15개 기업에 2천4백달러씩 받고 영수증을 떼주듯 금상을 안겨줬다. 국내기업 가운데서도 식품·건설·직물·피혁 등의 업종에서 4∼5개사가 지난해 이들 두 단체로부터 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기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마치 권위있는 상을 받은듯 광고를 할 것이므로 결국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셈이다.
이밖에 미국·유럽지역의 군소 전문잡지사들도 자기들 나름의 상을 만들어 돈을 받고 시상해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무공은 지적했다.
이들은 대부분 우리나라를 비롯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싱가포르·대만 등 동남아국가의 기업들을 노리고 『귀사가 상을 수상하게 됐다』며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 국제정보에 받은 대기업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쉽게 상을 받으러 올만한 기업들만을 골라 영리행각을 벌인다는 얘기다.
무공은 이같은 단체들로부터 상을 받고 있는 국내기업을 모두 합치면 대략 년간 20여개쯤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남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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