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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건강>12.갱년기 장애 생리주기 불규칙이 첫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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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폐경기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내가 왜 이럴까.』 아직은 폐경이 올때가 안됐고 실제 생리가 중단되지도 않은 40대 초반,심지어 30대 중반 이후의 여성에게서도 신체에 뭔가 변화가 오고 느낌이 좋지 않은 낌새가 감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 다.이른바 갱년기 장애다.
가톨릭의대 林龍澤교수(산부인과)는『갱년기는 폐경이 되기 2년에서 길게는 10년전부터 온다』고 밝혔다.따라서 갱년기는 사람에 따라 심지어 30대 후반부터도 올 수 있는 것이다.
林교수는『생리주기가 서서히 불규칙적으로 되고 양이나 기간등이비정상적으로 변하면 이를 갱년기 시작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갱년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폐경 이후만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林교수는『실제 갱년기란 여 성호르몬 분비에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폐경 수년전부터 폐경 수년후까지를 포괄한다.이 전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 감소에 따른여러가지 건강 이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갱년기에는 성교 곤란증에 안면 홍조등 불편한 증상이 다양하게나타나고 요로 감염등 여러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이런건강 불편을 통틀어 갱년기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증세가 조기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여성의삶의 질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이다.여러 원인에 의한 조기 폐경,자궁난소 질환으로 인한 난소 제거수술,심한 다이어트나 건강 이상으로 오는 무월경증등을 원인으로 해서 생각지 도 못한 나이에 갱년기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경희대의대 金勝普교수(산부인과)는『40세 미만의 여성에게 폐경이 오는 것을 조기폐경이라고 한다』고 밝혔다.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8~52세며 45세부터 55세 사이까지를 대개 정상으로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봐서 폐경이 빠를 수도 있고 갱년기 증후군이 시작되는 연령이 남달리 빠를 수도 있다.동년배들보다 먼저 시작되는 갱년기 장애는 심리적으로 큰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수술로 인해 난소가 제거되면 폐경과 마찬가지가 된다.난소에서호르몬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난소기능이 정지된 폐경상태와 차이가 없어지는 것이다.
물혹등으로 인해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받은 환자는 약간 경우가 다르다.자궁이 없어진 환자는 우선 생리가 사라진다.
林교수는『이때문에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이제부터 폐경이나 마찬가지구나 하는 자괴감으로 고민하게 되고 수술을 받 아야 할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수술을 꺼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자궁적출술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난소까지 떼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난소까지 들어낸 사람은 여성호르몬 결핍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폐경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쪽 난소라도 남기고 자궁만 들어낸 사람은 생리만 없어질뿐 난소의 기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자궁을 들어내도 난소는 폐경기때까지 매달 생리과정을 겪어 생리때만 되면 출혈만 없을뿐 배란통은 그대로며 아랫배에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이런 사람은 생리 출혈만 없을뿐 당연히 여성호르몬의 분비도 정상과 같으며 폐경기에 겪는 여러가지 불편한 증세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金교수는『산부인과에선 젊은 여성의 경우 수술때 가급적 난소를남기려고 하는데 다만 나이가 45세를 넘어 폐경기에 가까워졌을경우 양쪽의 난소도 함께 제거한다』고 소개했다.이 나이때 자궁을 들어내면서 난소를 남겨봐야 폐경기의 고통을 불과 몇년 정도만 연기할 뿐이며 난소를 남겨뒀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난소낭종이나 난소암등이 더욱 무섭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무월경도 난소 기능에서 이상이 난 것이므로 폐경기와 마찬가지증세를 겪게된다.
폐경전에 난소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이 덜 나오게 됨으로써 생기는 건강이상은 다양하다.열이 나지 않는데도 얼굴이 빨개지고 화끈거린다는 느낌을 심하게 갖게 되는 안면 홍조가 당장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세다.당장 눈에 띄지 는 않지만 뼛속의 칼슘성분이 빠져나감에 따라 뼈가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의위험이 높아진다.이런 증상들은 폐경이 되면서 더욱 심해진다.
뿐만 아니라 질과 방광계통,요도가 위축되는 변화를 겪게 된다.갱년기 여성의 전체 30% 정도는 질부의 위축으로 인한 성교곤란증을 겪게 된다.
또 후반 폐경기 여성의 13%에서 요도염등 감염이 나타나며 전신이 쑤시고 아픈 느낌을 받게돼『내 몸이 이젠 늙어지고 허물어지는구나』하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갱년기 장애는 시기만 다를뿐 어느 여성이든 겪게 돼있다.중요한 것은 갱년기를 보다 건강하게 넘기는 것이다.조기 폐경이든,조기 갱년기든 갱년기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갱년기에 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해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林교수는『갱년기에 이르면 생리의 양이 적어지며 생리 간격이 짧아지게 되고 생리가 불규칙해지는데 생리양이 지나치게 변하고 기간이 길어지거나 간격이 21일 이하로 짧아질때 일단 갱년기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이때엔 자궁내막의 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등이 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받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의대 林承吉교수(내과)는『조기 폐경이 되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호르몬 요법을 받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조기 폐경을 겪는 사람은 남보다 여성호르몬양이 감소된 시기가길게 되므로 골다공증 확률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 다.
林교수는『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을 때엔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특히 자궁체부암.유방암을 앓은 사람이 가족중에 있었던 사람이나 비만증,생리가 잘 나오지 않는희발월경,생리가 중단된 무월경,알콜중독,간장병등 이 있었던 사람들과 부정기 출혈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받아야한다고지적했다.
자궁내막 조직검사나 질초음파를 이용한 자궁내막의 상태검사도 필요하다.호르몬요법에서 오는 부작용의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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