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던 한화 "LG, 나 잡아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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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화와 LG의 잠실 경기. 1회 말 LG 최동수의 내야 땅볼 때 1루 주자 박경수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영 주심의 "플레이 볼"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진 쪽은 3루 한화 벤치였다. 선두타자 조원우가 LG 선발 봉중근의 초구를 노려 우전 안타를 쳐냈다. 2번 김민재 역시 초구에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루. 숨돌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허를 찔린 봉중근이 당황했다. 크루즈를 맞아 초구 볼을 던진 뒤 두 번째 공이 뒤로 빠졌다. 조원우가 3루로 뛰었다. 1사 3루.

한화의 중심타선은 '테이블 세터'의 흔들기에 깨끗한 적시타로 화답했다. 크루즈가 좌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김태균.이범호의 좌전 안타가 이어지며 추가점을 올려 2-0을 만들었다.

프로야구 한화가 8월의 마지막 밤을 지배했다. 3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주말 3연전 중 첫 판을 5-2로 이겨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반 게임 차로 5위 LG에 추격당했던 4위 한화는 다시 1.5게임차로 격차를 벌렸다.

한화는 최근 5연승의 신바람 기세를 올린 LG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힘과 짜임새를 갖춘 공수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밀어붙인 전략이 주효했다. 한화 타선은 2-1로 추격당한 3회 선두 크루즈의 볼넷과 LG 투수 봉중근의 폭투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이도형의 좌전 적시타와 신경현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보태 4-1을 만들며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한화 왼손선발 류현진은 9이닝을 완투하며 7피안타 2실점으로 올해 다섯 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4월 24일 이후 LG전에서만 4연승을 달리며 시즌 13승(6패)을 거뒀다.

삼성은 문학 SK전에서 선발 브라운이 5이닝 8피안타 2실점의 효과적인 투구로 시즌 11승(6패)과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따낸 데 힘입어 3-2로 이겼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8회 등판해 시즌 33세이브를 올려 구원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 두산은 부산에서 롯데를 7-3으로 꺾었다. 다승 선두 리오스는 선발로 나서 시즌 17승(5패)을 올렸고, 4번 타자 김동주는 4-3으로 앞선 3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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