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플루토늄 생산 연간 6kg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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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던 지크프리드 헤커 전(前) 로스알라모 핵 연구소장은 지난 21일 "북한은 연간 6kg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한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미 민간대표단의 일원으로 지난 6~10일 방북했던 헤커 전 소장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북측이 플루토늄이라고 주장하는 물질을 보여줬으며, 여러 가지 과학적 정황으로 미뤄 그것은 분명히 플루토늄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헤커 전 소장의 증언 요약.

"북측의 안내로 영변 핵시설을 살펴봤다. 8천여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보관하던 물탱크가 텅 비어 있었다. 북한은 또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한 방사화학실험실도 보여줬다. 내가 '당신들이 장비를 가진 건 사실이지만 플루토늄을 실제로 추출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자 북측은 붉은 금속 상자 안에 든 두 개의 유리 병을 꺼내보였다. 북한 관계자들은 "첫번째 병에는 플루토늄을 얻기 전에 만들어지는 물질인 플루토늄 옥살산 분말(plutonium oxalate powder) 1백50g이 들어 있다"고 말했으며, "두번째 병에 든 것은 플루토늄(2백g)이며, 이것이 우리의 억지력"이라고 밝혔다. 나의 과학적 판단으로는 그것은 플루토늄이 분명했다. 우리는 5MWe 원자로도 방문했다.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나오고 있었고 원자로가 가동 중이었다. 북한은 핵처리 능력을 갖고 있으며 언제든지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핵무기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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