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일 국회 연설문<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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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음의 문열고 새로운 협력을”
지난 1백년동안 한·일 두나라는 우호와 협력보다는 상쟁과 갈등이 더 많은 역사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한 세기에 걸친 이러한 상쟁과 갈등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진정한 우정과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갈 것을 여러분과 일본국민에게 제의합니다.
나는 일본 민주주의의 착실한 진전으로부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시아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토양이 못된다는 주장을 일축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하에서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시장경제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긴밀한 유대가 형성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민주주의는 이제 성숙단계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개혁은 아시아를 「개혁의 시대」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이제 새로운 꿈을 공유해야 합니다. 저 넓은 태평양을 포용할 수 있고 20억 아시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높고 넓은 비전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한·일 양국 국민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과거의 앙금은 말끔히 씻어내야 합니다. 한국국민은 밝은 미래를 바라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일본국민에게도 새로운 한·일관계,새로운 아·태시대를 열기 위해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역사의 교훈을 살려나가는 용기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감정적 앙금이나 민족적 편견이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가까운 두 나라간에 진정한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양국간의 상호보완적 경제협력은 새로운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논리에 의한 협력이 아니라 경제논리에 다른 협력체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지역 전체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앞장서야 합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을 비롯한 역내국가들이 더욱 협력해야 하겠습니다.
이 지역의 긴장완화와 공동안보를 위한 다자간 협력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아·태지역의 장래는 한·미·일 3각 협력관계와 아시아국가간의 협력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이 세나라간의 협력관계는 아시아 공동번영에 핵심적 요소이며 태평양 공동체 발전에 중심적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한·일 양국 국민이 나라안을 여행하는 것처럼 빈번히 왕래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오게 될 것입니다. 도쿄·서울·평양·북경이 이웃처럼 가까워지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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