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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방송사-작가다툼 시청자만 골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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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는 4월8일까지 6회분을 남겨둔 SBS-TV 주말연속극『일과 사랑』이 법원의 방영금지 가처분결정에 따라 19일부터 일단 방영이 중단됐다.
가처분 결정은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원고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피고측의 행위를 일단 중지시키는 결정.『일과 사랑』에 대한 방영금지 가처분결정은 드라마가 계속 방영될 경우 SBS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할 예정인 작가 홍승연씨의 피해가 추가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법원이 받아들인 경우다. ○…SBS는 법원의 방영금지 가처분결정이 나자마자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대개의 경우 일단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일은 드물다.그러나 이번 경우는 시청자들의「볼 권리」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하지만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절차에 소요되는 시일을 감안하면『 일과 사랑』의 방영은 2~3주일 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일과 사랑』이 작가 홍승연씨와 SBS측의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된 것은 올 1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작가 교체 때문.
SBS측은『홍승연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집필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며 작가를 최순식씨로 바꿨다.그러나 홍승연씨는『계속 집필할 의사를 비췄는데 SBS측이 일방적으로 바꾼 것』이라며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었다.
○…『일과 사랑』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방영되려면 SBS측과 홍승연씨가 합의,가처분신청 자체를 취하하는 길밖에 없다.그러나 미묘한 감정대립을 보이고 있는 양쪽은 아직 합의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
홍씨는 자신이 SBS를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낸 것은『방송사의일방통행식 관행에 쐐기를 박기 위한 것이지 돈 때문이 아니다』고 합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SBS측도 모PD의 촌지 수수를 폭로하는등「SBS 흠집내기」에 열중해온 홍씨와 합의하기가 껄끄럽다는 입장이다.
결국 평행선으로 치닫는 SBS와 홍씨의 감정대립으로 시청자들만 볼모가 돼 골탕을 먹고있는 셈이다.
양쪽의 주장과 입장에는 일리가 있겠지만 모두『공인으로서 사회적 약속을 저버렸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하루빨리 합의를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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