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자 러시아서 고된 노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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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자 약 1만명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극동 지방에서 값싼 임금에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옛 소련 시절 당시 군사 원조의 대가로 벌목 캠프에 수만명의 무상 노동자를 파견한 전력이 있는 북한 당국은 이제 심각한 외화난에 직면, 값싼 노동력을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이렇게 수출된 노동자들은 주로 건설과 농업, 벌목 관련 일을 하며 열악한 숙소와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을 견뎌 약 350달러(약 40만원)의 월급을 손에 쥐게된다. 북한인 작업 감독관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월급을 받아도 최고 100달러만을 소지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전부 북한으로 송금해야 한다.

또 남는 시간엔 야간 작업과 아파트 수리 등으로 수입을 보충하는데, 이를 반영하듯 블라디보스토크의 신문엔 신속.저렴을 내세우는 북한 노동자들의 광고로 넘쳐난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게 오히려 행운이라는 반응이다. 북한에 처와 두 아들을 두고 왔다는 한 노동자는 "일은 고되지만 가족을 위해 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현지 회사들은 일주일 내내 야근도 마다않는 숙련된 북한 노동자들을 반기고 있는 실정이다.

세르게이 다르킨 러시아 극동 연해주(州)지사는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북한의 목표는 외화를 버는 것이며 러시아도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리모르예 이민 당국 관계자도 지역내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올해분 할당량이 지난해 보다 500명 늘어난 2천5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 회사들이 북한 노동자들이 적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이들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AFP, 연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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